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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 이안숙 센터장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입력 | 2020-06-16 18:10:00


경기문화창조허브는 도내 각 지역의 특화산업을 연계한 문화콘텐츠 융·복합 창작·창업 지원을 전담하는 경기도의 콘텐츠 창업지원 플랫폼이다. 현재 성남 판교와 수원 광교, 북부(의정부), 서부(시흥), 고양, 광명 등 총 6개의 허브를 운영 중에 있다. 

제조업 중심의 '고용 없는 성장' 현상 심화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발생하고 있는 현 경제 상황에 따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문화콘텐츠 융·복합을 통한 시장과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이에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문화콘텐츠를 활용해 수요자 중심의 성장 주기별 창업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 출처: 경기문화창조허브 홈페이지 > 


경기도의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창업 1,720건, 일자리창출 5,210개, 이용자 49만 7,654명이라는 성과는 달성해 총 3만 6,381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또한 2019년 10월 기준, 외부(VC, 펀드 등) 투자자금으로 총 422.2억 원을 유치한 바 있다. 이외에도 노동부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우수사례(S등급) 선정 2회, 2015년 노동부 전국 243개 지자체 일자리평가 종합대상 '대통령상', 2015년 노동부 '전국 지자체 일자리 경진대회'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이중 지난 2019년 1월, 5번째로 개관한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이하 고양 허브)'는 방송영상과 뉴미디어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전통 래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아우르는 방송영상, 뉴미디어 콘텐츠 산업 육성, 영상 콘텐츠 제작사와 유통 플랫폼사의 협력 생태계 활성화, 방송영상, 뉴미디어 분야 네트워킹 구축 등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운영 목표다. 

특히, 많은 방송국, 미디어 업체가 입주해 있는 고양시와 인근의 서울 상암을 연결하는 방송영상 전문 클러스터를 구축해 관련 스타트업과 일자리창출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 당시 모습, 출처: 경기도 > 


구체적인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독립형 스타트업 사무실과 사업자 등록을 위한 주소지 제공, 크로마키 촬영 스튜디오 등을 통한 '공간 지원'과 일반 시민부터 스타트업까지 각 상황에 맞춰 지원하는 교육, 멘토링,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시그니처 프로그램 운영'이다. 

고양 허브 이안숙 센터장은 "다른 경기문화창조허브와 같이 공간과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노력하고 있는 것은 뉴미디어 관련 콘텐츠 제작 지원이다.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부가적인 효과를 창출하고자 한다"라며, "올해는 재래시장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경기도 시장 상권 진흥원과 협력해 경기도 내 상권을 알릴 수 있는 미디어 커머스 지원에도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상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힘 

영상은 차세대 콘텐츠로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무선 네트워크(4G, 5G 등) 발전은 글(텍스트), 사진(이미지)를 넘어 영상(비디오)이라는 콘텐츠를 일상에서도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사람들은 더이상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 같은 OTT 서비스를 낯설어 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팁을 찾을 때 유튜브로 검색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 

다만, 영상은 글과 사진과 비교해 제작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 인력을 필요로 한다. 드라마나 영화, 한편의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수십, 수백 명의 스태프가 필요하다. 이에 고양 허브는 이러한 영상 제작을 돕는데 힘을 기울인다. 

이 센터장은 "고양 허브는 예비 창업가,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영상을 처음 접하는 경우 적게는 반년, 길게는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으로서 배워야 할 지식도 필요하지만, 영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영상 콘텐츠를 바로 제작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병행하는 이유다. 영상 콘텐츠를 잘 다루는 개인 또는 업체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돕는 것도 주요 지원 사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양한 영상 플랫폼이 등장했다, 출처: 유튜브 홈페이지 > 


무엇보다 영상은 글과 사진과 비교해 메시지를 전하는데 비교적 용이하다. 글은 지역, 나라마다 다른 언어의 편차를 극복해야 한다. 사진은 소리를 전달할 수 없다. 영상은 사진과 소리를 함께 전달할 수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라바를 예로 들어보자. 라바는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 중 하나다. 특정 언어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이 센터장은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와 어린 친구들은 영상을 언어로 이해하는 세대다. 영상을 하나의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다"라며, "모바일에 맞춰 짧은 길이의 영상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한 예로 물건을 조립하거나 전자제품을 설치하는 방법은 글이나 사진보다 영상을 보고 확인하는 것이 더욱 쉽다. 주변에서 관련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콘텐츠 소비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영상은 일정 부분 신뢰성도 담아낸다. 직접 사람이 등장해 설명하고 체험하면 시청자도 동질감을 얻기 쉽다"라며, "물론 진위 여부를 판단해야 하지만, 그건 다른 콘텐츠도 같다. 영상을 언어로 받아들이는 세대는 진짜와 가짜를 금세 구분한다. 지금도 가짜뉴스처럼 글과 사진으로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진위 여부를 판단하잖은가. 영상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영상, 뉴미디어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는 것 

영상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는 것은 그래서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공간과 인력,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결할 수 없다. 먼저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 영상 콘텐츠를 낯설어 하는, 40~50대에 새로운 도전을 기획하는 중장년층을 위한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이 센터장은 "스타트업은 청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물론 20~30대 청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영상은 영유아부터 청년, 중장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범용적인 콘텐츠다"라며, "40대, 50대에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중장년층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 즉, 상황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2019 뉴미디어 매치 피칭 행사 모습, 출처: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 > 


이에 고양 허브는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크게 3가지로 나눠 진행한다. 영상 저변확대를 위해 '영상콘텐츠 공모전', '고라이브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뉴미디어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뉴미디어 콘텐츠 창업교육', '뉴미디어 콘텐츠 창업집중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뉴미디어 산업 육성을 위해 '뉴미디어 콘텐츠 스토리 개발지원',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유통지원 방송영상부문',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유통지원 커머스 크리에이터 부문',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유통지원 버추얼 크리에이터 부문'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고라이브 아카데미'와 '뉴미디어 콘텐츠 스토리 개발지원'은 인력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이고,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유통지원'과 '영상콘텐츠 공모전'은 자금지원 프로그램이며, 다른 프로그램은 창업 관련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즉, 창업에 필요한 실무적인 것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구분했다. 예비창업자, 스타트업(사업화, 성장기), 중소기업(성숙기) 등 각 단계에 맞춰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집중한 결과다. 

<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 >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오는 6월 하반기에 공중파에서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며, 현재 고양 허브를 통해 창업 64건, 일자리창출 176건, 스타트업 지원 551건, 이용자 수 1만 5,892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고양 허브가 뉴미디어를 선택한 이유 

다섯 번째 경기문화창조허브인 고양 허브 주변에는 여러 방송영상 센터와 함께 MBC, JTBC, EBS 등 방송국들이 위치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영상, 방송 관련 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또한, 많은 방송국이 밀집해 있는 서울 상암과도 가까워 고양과 상암을 연결하는 영상 클러스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고양 허브가 구축해 보유하고 있는 스튜디오는 입주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 및 개인이 찾아와 영상을 촬영, 제작하고 있다. 

특히, 과거 경기콘텐츠진흥원 방송영상산업팀에서 영화 제작 지원, 경기도민을 위한 찾아가는 영화관, 영화 배급 및 상영 지원, 경기도 지역 내 촬영을 위해 행정적인 지원을 했던 이 센터장의 경험은 고양이라는 방송, 영상 특화 지역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센터장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영상 콘텐츠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1인 크리에이터라는 말 들어보셨을 것이다. 정말 혼자서 영상 기획, 촬영, 대본 등 모든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을까"라며,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1인 크리에이터도 사실 주변에 돕는 매니저와 편집자들이 있다. 영상에 관심을 가지고 찾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필요한 인력은 늘어난다"라고 말했다. 

<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 > 


이어서 그는 "혼자서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어느 스타트업이든 성장할수록 더 많은 인력과 자원, 공간이 필요하다. 고양은 방송국을 비롯해 많은 영상 관련 업체가 모여있다. 즉, 많은 사업 기회와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며, "활발한 네트워킹을 지원해 영상 제작사와 유통 플랫폼사의 협력 생태계를 갖추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기존 영화, 방송 관련 종사자들의 생각도 뉴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고양 허브는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원을 보다 강화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이 알아보는 영상 콘텐츠를 이곳에서 지원하는 것이 작은 욕심이다. 스타트업과 일자리창출 역시 이 목표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코로나19로 네트워킹 프로그램이나 교육 아카데미 등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늦춰지고 있지만, 오히려 영상이라는 특성을 통해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