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인대례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위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
코로나19는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의 ‘대중국 정책 발언 시스템’에 역사적인 후퇴가 나타났다. 트럼프 정부는 강하게 중국을 ‘악마화’해 왔다. 이런 ‘중국 악마화’는 트럼프 정부와 극우 공화당 세력이 보여준, 중국인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른바 ‘(중국에 당한) 피해자 콤플렉스’를 대표한다. 이 콤플렉스는 3년여 동안 트럼프 정부 대중국 정책의 기본 기조가 됐다. 코로나19가 원래 미중 협력의 기회였음에도 유감스럽게도 트럼프 정부는 이른바 미국 이익 우선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진행하면서 중국에 대해 높은 대립 정서를 표출했다. 이는 중국을 압박하는 주요한 수단이 됐다.
우선 미국 내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은 트럼프 정부와 미국 공화당 우익 정치세력들이 보여온 반중(反中) 피해자 콤플렉스를 더욱 히스테릭하게 변화시켰다.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를, 중국을 더욱 압박하고 정치 경제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청산하는 기회로 본다.
세 번째 코로나19는 트럼프 정부가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중국 압박의 정치적 도구가 됐다. 중국을 압박하면 미국이 코로나19 초기에 보여준 무능하고 효과가 낮은 대응에 대한 미국인들의 원망을 중국으로 돌릴 수 있다. 이뿐 아니라 트럼프가 ‘당신들은 중국인을 증오해야 한다. 중국인이 오늘날 이런 두려운 국면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미국에서 중국 문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완전히 정치화됐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는 미국 사회의 반중(反中), 혐중(嫌中), 중국에 대한 공포 정서를 높였고 트럼프의 중국 압박 정책은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게 됐다.
오늘날 미국 국민의 70%가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여긴다. 코로나19는 미국 내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주의 차별과 배척을 격화시켰다. 다수의 미국 정치 엘리트와 국민들이 중국 정책을 보는 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1950년대와 비슷한 ‘신(新)매카시즘’(정치적 반대자를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태도)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성적이고 온화한 중국 정책의 목소리는 계속 밀려나고 있다.
미중 관계는 양국 모두 진지하고 이성적인 정책과 책략, 반성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국제 체계에서 강대국의 흥망성쇠는 종종 피할 수 없는 강대국 간 격렬한 권력 경쟁과 전략적 대립을 가져온다. 하지만 21세기의 오늘날 미중의 어떤 ‘신냉전’의 앞날도 세계 안정과 평화와 번영을 해칠 것이다. 더욱이 동북아 지역 경제 발전에 재난과 같은 충격을 가져올 것이다. 최근 미국의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함께 목소리를 내 트럼프의 대내외 정책을 호되게 비판했다. 그리고 미국 정책의 ‘재난적 실패’의 근원을 반성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 역시 코로나19 사태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수많은 문제 가운데 정치 경제 개혁을 촉진하고 이미지 개선을 가속화하는 미래의 길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할 때만 중국과 미국 양국이 계속해서 세계 다수 국가의 이해와 존중을 얻을 것이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