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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文 비난 담화’ 北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실려

입력 | 2020-06-17 11:04:00

文 겨냥해 "평화의 사도인 척 역겨운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알려"
연락사무소 폭파 사진 공개, 대남 비난 지속
"전선지대 개방시 최대 규모 삐라 살포할 것"




 북한이 17일 전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6·15 메시지를 비난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게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2면에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실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지난 15일 연설을 언급하며 “그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최고존엄 모독’이라며 “이것만은 절대로 추호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전인민적인 사상 감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남조선 당국자에게는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인정도 없고 눈곱 만큼의 반성도 없으며 대책은 더더욱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대북전단 문제를 계기로 남북이 대결시대로 돌아갈까 우려를 표한 데 대해서도 “마디마디에 철면피함과 뻔뻔함이 매캐하게 묻어나오는 궤변”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 관련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시궁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 순간까지도 남조선 당국자가 외세의 바지가랑이를 놓을 수 없다고 구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는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아울러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 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이 김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를 실은 것은 지난 4일·13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북한의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우리 정부와 문 대통령을 겨냥한 담화를 실어 대남 적대 여론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문은 이날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시사하는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 대남 교류·협력, 대화 단절을 재차 선언한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도 게재했다.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을 사진과 함께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은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남측이 대북전단 살포에 대응하지 않으면 개성공단 철거,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 관영·선전매체에 남측에 대한 비난을 매일같이 쏟아내고 있다.

신문은 이날 ‘격노한 민심의 폭발은 그 무엇으로써도 막을 수 없다’는 기사에서 전날 총참모부가 예고했던 대남전단 살포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남관계가 지금처럼 파국적인 종착점에로 가닿고있는 것은 전적으로 자그마한 죄의식조차 느낄줄 모르는 남조선 것들의 후안무치하고 배신적인 처사에 있다”며 “현 사태는 남조선 것들과는 그 어떤 약속도 필요 없으며 오직 물리적인 결산만이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인민과 청년, 학생들은 해당한 조치가 취해지는데 따라 전선지대가 개방되면 곧바로 역대 최대 규모의 무차별 삐라 살포 투쟁에 전격 진입할 대적 의지를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