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림 기찬마취통증의학과 원장
면역력이 우리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지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습관을 기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영양제 몇 알 챙겨 먹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건강한 면역체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부터 무서운 감염병까지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통증의 왕’으로도 잘 알려진 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를 매개로 발생하는 주요 질환 중 하나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대상포진으로 진료 받은 인원이 72만551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 초기에는 몸의 한쪽 편으로 심한 통증과 함께 감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후 병이 진행됨에 따라 수 일 내에 물집이 나타나며, 이후 3일이 경과하면 고름집 모양으로 변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딱지가 앉기 시작한다.
환자의 약 20%에서는 대상포진의 피부 병변이 다 나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의 후유증이 관찰된다. 노령층에서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을 수 있다. 때문에 대상포진이 의심되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수포 발생 3일 내지 5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주사 또는 약물로 복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다. 발진이 나면서 통증이 심한 경우나 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병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신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경뿌리차단술은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신경절을 정확하게 찾아 컴퓨터 영상장치를 이용해 발병 신경에 염증과 신경의 과감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대상포진은 뇌신경부터 척수신경까지 어느 신경에서나 발생 가능한 만큼, 증상이 발생한 신경뿌리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찾아 선택적으로 치료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료가 진행돼야만 급성기 통증을 줄이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한경림 기찬마취통증의학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