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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먼저 양보해야” 中 前외교차관, 당국에 쓴소리

입력 | 2020-06-18 16:37:00


중국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카드를 내려놓고(lay down its cards) 미국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 측 입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양보하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주호주 대사, 주영국대사, 외교부 부부장(차관 격) 등을 역임한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회의 외사위원회 주임은 17일 중국신문주간(中國新聞週間)에 게재한 ‘코로나19 발생 후 중미관계, 좋은 경쟁 가능할까’란 기고문에서 미중 갈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푸 전 부부장은 “중국은 먼저 카드를 내려놓고 핵심 분야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올초 합의한 1단계 무역협정이 많은 한계를 갖고 있지만, 일단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 포기는 더 큰 위험을 불러오고, 1단계 협정 이행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 전 부부장은 “두 나라 간 거래에서 다뤄진 많은 문제들은 중국이 자체 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이 오판을 피하려면 군부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태평양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고 권리를 지키며 위험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면 국방정책과 목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모든 당자자들이 중국의 입장과 요점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 전 부부장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올해 양국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중국 관련 사안을 정치 쟁점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선거 결과가 어떻든 다음 단계에서는 양측의 의사결정권자들의 합리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분열을 꾀한 워싱턴 강경파가 우위를 점할 경우 중국에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중국의 개혁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진영이 승리해도 미국이 무역·정치·안보 등에서 대중국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어느 쪽이 강경파인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푸 전 부부장의 기고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회담 당일 공개됐다. 이날 회담은 양국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