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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파크·해수욕장은 문 여는데” …무관중 프로야구 상대적 박탈감

입력 | 2020-06-18 17:22:00


“이대로는 못 버틴다.”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5월 5일 개막 이후 18일까지 어느새 총 192경기를 치러 시즌 전체 일정(720경기) 가운데 4분의 1 이상(26.7%)을 소화했지만 언제 관중을 받을 수 있을지는 기약할 수 없다. 티켓 판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각 구단은 애를 태우고 있다. ‘직관(직접 관람)’에 목이 마른 팬들의 갈증도 더 커졌다.

지난해 5월 5일부터 6월 18일까지 10개 구단에서 입장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은 약 249억 원. 올해는 무관중이기 때문에 입장 수입에서만 팀당 25억 원 정도를 날린 셈이다. 모기업도 대부분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처지라 지원금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수도권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입장 수입, 광고료, 구장 먹거리 판매 등으로 한 경기 평균 4억 원 정도를 벌었다”면서 “7월에도 관중을 받지 못한다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선수단과 구단 직원 임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장에 수억 원씩 임대료를 내고 상점을 낸 자영업자들과 지역 상권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워터파크와 해수욕장 개장 소식이 들려오면서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인 워터파크와 해수욕장 등은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코로나 19의 비말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 구단에서는 구장 수용 인원의 25~30%만 관중 입장을 허용해도 팀 운영에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엄격한 방역 조치로 시즌 개막 후 야구장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었다”며 “관중 입장이 일부 허용되면 관중석 띄어 앉기, 식음료 섭취 제한 등 보건당국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먼저 시즌을 개막한 대만 프로야구는 처음에는 무관중으로 운영하다 지난달 8일부터 관중을 받기 시작했다. 한동안 경기 당 관중을 2000명으로 제한했지만 7일부터는 이 같은 제한 규정을 없애고 구단에서 자율적으로 관중수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