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2020 SK 확대경영회의’… 기업가치 높일 최우선 과제 모색 SKT는 AI, 에너지기업은 환경 등 계열사별 비즈니스 혁신방안 발표 비주력 자산 매각-비용 절감 등 코로나發 위기 극복 방안도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열리는 ‘2020 SK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 가치’라는 경영 화두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6월 열리는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을 비롯해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 핵심 경영전략을 세우는 자리다.
SK그룹 고위 임원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놓인 현재 SK 핵심 사업이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이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가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 회의에서는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라는 큰 틀 안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 및 자회사 SK에너지 등은 올해부터 ‘그린밸런스 2030’을 성장전략으로 삼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 역시 수차례 ‘환경이 돈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에너지 기업들도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올해 확대경영회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회의와 언택트(비대면) 화상회의가 결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 필수 인력만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주요 관계사 임원은 화상으로 회의를 참관할 예정이다.
올해 확대경영회의에서는 계열사별 비주력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방안 등도 주요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 상황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계열사에 “파이낸셜 스토리(재무관점의 성장전략)를 마련해 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8월 17∼20일 개최될 이천포럼을 앞두고 각 계열사에서 사전 준비 작업인 서브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데 환경, 사회적 가치, 일하는 방식 혁신 등 외에 올해에는 ‘파이낸셜 스토리’가 새로운 소주제로 등장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과감한 투자 대신 기존의 투자 성과를 재점검하고, SK머티리얼즈, SK바이오팜 등 ‘신성장사업분야’ 위주로 투자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세워진 상태”라며 “이번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이 같은 투자전략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 SK바이오팜 등은 SK그룹 미래 성장을 이끌 주요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소재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는 17일 기체 형태의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국산화에 처음으로 성공했고, 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지난달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지민구 warum@donga.com·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