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백신 임상시험 이끄는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교수
최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에 워낙 관심이 많은 만큼 참여자 수는 목표치인 40명을 무난히 채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에 결합해 바이러스 독성을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형성과 지속 시간이 임상 성공의 관건”이라며 “이번 임상1상 시험은 건강한 성인 40명에게 GX-19를 투여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적정 용량을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시험에 들어가는 후보물질 GX-19는 ‘DNA 백신’으로 올해 3월 제넥신과 바이넥스, 국제백신연구소, 젠바이오, KAIST, 포스텍 연구진이 개발했다. DNA 백신은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직접 몸에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는 다르다. 코로나19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항원)을 만들 수 있도록 재조합한 DNA를 인체에 주입해 중화항체 형성 및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1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속 심의를 통해 임상윤리심의위원회(IRB)의 임상 승인을 받았다.
임상2상의 핵심은 ‘면역원성’ 검증이다. 면역원성은 백신으로 면역을 성립시키는 것을 말한다. 최 교수는 “중화항체를 일정 수준 이상 획득하는 것을 포함한 피세포 반응 유도가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세포 반응은 크게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으로 나뉘는데, 이 중 체액성 면역은 중화항체를 통해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세포성 면역은 바이러스(항원)를 공격하는 면역세포 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다. 흔히 알려진 T세포가 대표적인 면역세포다.
보통은 임상2상 조건이 충족되면 수천 명을 대상으로 직접 백신을 주입해 실제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되는지 효과를 증명하는 임상3상을 진행하는 데 별 무리가 없다.
최 교수는 “임상1·2상이 금년 내 끝나면 내년 상반기에는 임상3상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여러 난관이 해결된다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백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예상하는 최대 난관은 취약 계층인 고연령층이 얼마나 면역력을 갖추느냐다. 최 교수는 “임상1상은 고연령층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2상에서 면역원성이 확인되더라도 고연령층에서 제대로 유도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돌연변이 발생 여부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돌연변이가 생기면 임상3상에서 효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최 교수는 “임상 과정에서 실패하거나 심각한 문제점이 생기면 다시 시작하거나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