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참가자 3200명 중 '양성' 1.8%에 불과 적극적 마스크 착용과 야외서 개최 등 요인
미국 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주요 대도시에서 연이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초기 데이터 집계 결과 시위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했던 미네소타를 포함해 미국 전역의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들 32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중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은 1.8%에 불과했다.
미네소타에서도 8500명의 시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해봤더니 ‘양성’은 0.99%에 불과했다고 지역 보건 당국자가 밝혔다.
뉴욕시에서는 누구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시당국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에서 지난 7일간 실시했던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양성 비율은 평균 3%를 넘지 않았으며 이런 흐름은 지난 5일부터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당국이 밝혔다. 신규 사례와 입원율도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시애틀과 시카고의 관리들도 시위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나지는 않았다면서도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레스먼과 보건 당국자들은 초기 데이터를 갖고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며 시위로 인해 신규 확진자가 언제든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레스먼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14일의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너무 일찍 검사를 받았거나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된 이후 재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감염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WSJ은 시위는 계속 되고 있으므로 언제든 신규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또 시위 참가자 중 다수는 젊은층으로 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세를 잘 못 느껴 검사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야외에서 진행됐고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점은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낮췄다. 공중보건 전문가와 의사들의 요구로 경찰이 최루탄 사용을 최소화하고 군중들을 좁은 장소로 몰아넣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도움이 됐다. 최루탄은 기침을 유발하고 폐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유니온 스퀘어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가한 간호사인 케일라 프레스턴(32)은 “모든 사람들이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전파로 인한 감염을 막아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의 시위에 동참한 퀸 샤이엔 웨이드(22)는 ”시위자들과 주최측은 시민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라며 ”보스턴 지역에서 시위 주최측은 항상 안전에 주의를 기울였으며 어디에서 무료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알려줬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