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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없는 주호영’ 압박도 설득도 안 통해…추가양보안 주목

입력 | 2020-06-19 15:32:00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영진 총괄원내수석부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을 마치고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2020.6.18/뉴스1 © News1


 “양보할 만큼 양보했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19일 예정됐던 21대국회 원구성을 위한 본회의가 취소된 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가 한 말이다.

협상의 내용에 있어 11대 7로 배분한 상임위 배정 ‘가합의안’에서 더 물러날 여지가 없으며, 협상 시한도 이미 초과됐다는 의미다.

김 원내수석은 “국가가 비상상황데 국회는 아직 정상가동 못하고 있다”며 “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통합당의 의사일정 참여를 촉구했다.

이 말만 놓고 보면 통합당과 추가 협상의 여지는 없다. 오로지 통합당의 수용여부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의 속내는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를 연기하면서 다음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협상 시한이 마냥 길어질 우려마저 낳고 있다. 집권여당으로서 야당을 국정에 동참시킬 최종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압박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결국 통합당을 국회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명분을 주고 협상안을 다시 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야당에 국회 등원을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 파트너인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에게 공개적으로 협상 재개를 요청하는 등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이날 민주당은 본회의 개의가 취소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주 원내대표와 직접 만나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원내수석은 “(주 원내대표 있는 곳을) 알려주면 꼭 찾아뵙고 상의하고 싶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찾아뵙도록 노력하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제1야당을 제외한 채 본회의 표결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 여야 원내수석간 물밑 교류는 있었지만 원내대표간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김 원내수석은 “원내수석끼리는 연락하고 있고 김태년 원내대표가 주 원내대표에 연락을 했지만 (주 원내대표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 원내대표가 여당의 단독 원구성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만큼, 민주당 입장에선 복귀의 명분을 보장해주면서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양당 사이에 협상의 여지는 아주 좁다. 현재 민주당이 통합당에 제시한 7개 상임위 양보안에 대해 통합당은 논의 자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이미 민주당이 가져갔기 때문에 추가 협상의 여지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통합당이 7개 상임위마저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인다. 여당에 ‘국회 독재’라는 프레임을 씌워 그 동력으로 대여 투쟁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은 12개 상임위 가운데 최대한 상임위원장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 통합당 내부에서 북한 도발 이후 등원론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종래의 사고에서 벗어나 새 시각을 가지면 어렵게 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협상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김 원내수석은 “민주당이 야당일 때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추경을 (처리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결단하고 (국회에) 들어와서 추경을 처리하고 민생을 우선해줬다”며 야당의 협상복귀를 촉구했다.

민주당의 3차 추경안 처리 등을 위해 늦어도 다음주쯤 원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원내대표도 이날 본회의가 취소된 후 민주당 의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다음 주 안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라고 공언한 만큼 원 구성 마무리를 위해 주 원내대표를 협상테이블로 이끌지 여부가 중요한 사안이 됐다.

김 원내수석도 “3차 추경을 이번 임시국회 중 7월3일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