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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따’ 강훈 “신상공개 결정, 구두로만 통지받아 위법”

입력 | 2020-06-19 16:49:00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 © News1


여성 성착취물을 만들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으로 지목돼 신상공개가 된 ‘부따’ 강훈이 행정소송 첫 재판에서 “신상공개 하기로 했다는 결정을 문서가 아닌 구두로만 통지받았다”며 신상공개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19일 강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피의자 신상정보공개 처분 취소소송의 1회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강씨 측 의견서를 언급하며 “원고 측이 사법경찰관이 전화상으로 (신상정보 공개 대상이 됐다는 처분 결과를) 통지했고, 그외 문서로 통지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고 측 소송수행자로 나온 강씨 사건 수사팀장은 “제가 직접 통화를 한 건 아니고 사법경찰이 했다”며 “제가 하는 것보다 강씨 아버지와 교류했던 수사 담당관이 하는 것이 충격을 덜 받을 거라 생각해 통화를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내용을 제가 옆에서 다 들었는데, 아버지는 너무 충격을 받아 내용을 잘 못 들은 거 같다”고 해명했다.

당시 통화 내용은 녹음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앞으로는 이런 처분을 할 때 구두로만 통지할 거라면 상대방 양해를 구하고 녹음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피고 측은 “서면으로 통지가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하겠다”고 하자, 재판부는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나 의미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의견서를 통해 신상공개 절차가 공공복리를 위해 다소 급박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에 행정절차법이 정하는 절차와 다소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문서로 의하지 않는 예외사유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 뭉뚱그려 주장을 했다”고 하자, 피고 측은 “추가적으로 의견서를 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강씨가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해서는 재판을 다 진행한 뒤 결론을 내기로 했다.

지난 4월 서울지방경철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근거해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부따’는 강훈이라고 밝혔다.

이에 강씨는 이날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처분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또 본안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상정보 공개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그러나 행정11부는 “강군의 행위로 인한 피해자들의 극심한 피해, 그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의 정도, 동일유형 범행을 방지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매우 긴요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강씨는 지난달 27일 재판부에 신상공개 처분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다.

강씨 측 변호인은 “피의자 단계에서 신상공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 원칙에 반해 너무 가혹하다”라며 “또 신상공개도 행정처분인데 이에 불복할 절차가 없어 신속한 권리구제를 받을 절차가 없어 위헌이라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