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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 日 산케이, 1년간 조작된 여론조사 보도 드러나

입력 | 2020-06-19 20:17:00


일본 신문사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우호적인 논조를 보이면서 역사 문제에서 극우 성향을 보이고 있는 산케이신문이 약 1년 간 조작된 여론조사를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들이 협력업체 직원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밝혔다. 산케이신문과 FNN은 모두 후지산케이그룹에 속해 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실시된 14차례의 전화 여론조사에서 다수의 가공된 응답이 입력됐다. 여론조사는 매번 18세 이상 남녀 약 1000명을 상대로 실시됐는데 약 500건의 조사를 담당한 협력업체 직원이 전화를 걸지도 않고 응답을 받은 것처럼 결과를 입력했다. 이로 인해 전체 여론 조사 내용의 약 17%가 부정한 응답으로 채워졌다. 문제의 직원은 “설문 조사를 할 인력 확보가 어려웠다” “회사 수익을 늘리고 싶었다” 등 변명을 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에 부정이 밝혀진 14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한 기사를 모두 취소한다”며 “보도기관의 중요한 역할인 여론조사 보도에서 독자 여러분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한 것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과 FNN은 이번 사건을 검증하고 정확한 여론 조사 방법을 확인해 도입할 때까지 당분간 여론조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여론조사의 어떤 항목이 조작됐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산케이신문 여론조사는 아베 내각 지지율이 다른 신문 조사보다 비교적 높게 나오는 경향을 보였다. 신문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신문이 전반적으로 판매 부수 감소를 겪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산케이신문 상황은 심각하다. 경영도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