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퀸의 ‘I Want to Break Free’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사와 갈등이 심화된다면 먼저 상사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직장이란 조직문화의 한계를 수긍하고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면서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 어렵게 얻은 것을 지켜야 하죠. 상사와의 관계를 개선하자는 말에 어이없어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직도 결국 관계의 힘으로 돌아갑니다. 영혼을 팔자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가장 흔한 원인인 선입견이나 오해를 풀고 관계를 바로잡자는 것이죠.
먼저 반복되는 갈등에 대해 상사와 솔직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최후의 수단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방법이죠. 더 나빠지기 전에 내가 생각하는 문제와 해결책을 논리적으로 준비한 후 공식적인 면담을 신청합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추며 눈을 맞추고 회사를 위하는 입장으로 준비한 내용을 정확히 전달합니다. 둘 사이에 어떤 문제가 반복되는지, 의사소통이 어떻게 안 되는지, 구체적인 예로 제시합니다. 당연히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상사의 성격 언행에 대한 언급은 하지 말아야죠.
감정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하 직원으로서의 예의와 업무적 태도를 지켜야 하죠. 정 못 참겠으면 대화를 잠시 중단해야 합니다. 대화를 재개하면 상사는 당연히 화를 낼 것입니다. 이때 중간에 말을 끊지 말고 변명하지 말고 업무 혹은 의사소통의 문제에 대해서만 말해야 합니다. 화가 난다고 태업하지 말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절대로 상사에게 이득이 되는 무기를 주면 안 되니까요.
이렇게 참고 노력해도 갈등이 더 악화된다면 어쩔 수 없이 더 높은 지위의 상사에게 구체적인 예들과 증거들로 문제를 제시하고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직장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단계죠. 감정적 괴로움의 호소는 자제해야 합니다. 면담 이전에 부서 이동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내가 회사에 필요한 직원으로 인정되는지도 확인한 후 이동을 부탁해야 합니다. 그 어떠한 노력도 효과가 없다면 이젠 떠날 때입니다. 마지막까지 충실하게 일해야 후환이 없습니다. 그리고 어디든 나쁜 상사는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