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산별교섭 요구안 제시…24일 4차 교섭
은행 영업점의 ‘점심 1시간 보장’ 요구가 다시 쟁점화됐다. 금융권 노동조합이 올해 산별교섭의 안건 중 하나로 ‘중식시간 동시사용 요구안’을 2년 만에 들고 나와서다. 은행원들의 불규칙한 중식 휴게시간을 제시간에 제대로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금융기관의 1시간 동시 사용을 요구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각 영업점별로 동시에 시간을 쓰되, 인근 영업점과는 시간대를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행원들의 점심 1시간 보장 요구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올해 금융산업 산별중앙교섭에서 ‘중식시간 동시사용 요구안’을 내놓고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근로기준법상 하루 8시간 일하면 1시간 이상 휴게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행원들의 중식 휴게시간도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노조의 요구안은 중식시간(13:00~14:00)을 부점별로 동시 사용하는 대신 인근 영업점과 겹치지 않게 부점별로 중식시간을 운영하는 식이다. 예컨데 서울 종로지역 내 지점이 3곳이 있을 경우 A지점은 11:00~12:00, B지점은 12:00~13:00, C지점은 13:00~14:00 등으로 시간을 다르게 하는 것이다. 지부별 노사 합의를 통해 중식시간을 별도로 변경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다.
노조는 “부점별 중식시간을 동시에 사용하면, 전체 인원이 다시 동시에 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업무를 보는 고객들의 업무처리가 오히려 빨라질 수 있다”며 “방문 지점의 중식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 입장에서는 영업점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달가운 일이 아니다. 주력 영업시간인 점심시간에 영업점이 문을 닫으면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지점에만 고객이 몰려 업무 처리가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산업의 특성상 고객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방식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밖에도 노조와 사측은 임금인상, 정년 연장 등의 안건을 놓고 오는 24일 제 4차 대표단 교섭을 이어 나간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