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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첫 휴가철인데 “방역대책 없다”…실효성도 의문

입력 | 2020-06-20 08:23:00

오운열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이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해수욕장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 보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해수부는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전라남도 일부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해수욕장 예약제’를 시범적용한다고 밝혔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여름휴가를 앞두고 정부가 내놓은 ‘휴가철 방역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시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청취하고 지난달 생활방역 전환 당시 내놓았던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세부지침’처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휴가철 방역 가이드라인을 제시·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일 여름철 휴가 시기 분산 방안도 시급히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 내놓은 대표적인 휴가철 방역대책은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18일)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앞서 방역당국과 해양수산부는 해수욕장 이용객의 분산 수용을 위해 해수욕장 예약제를 도입하겠다”며 “지자체도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달라”고 했다.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는 말 그대로 해수욕장 이용 전 미리 예약을 하는 제도다. 정부가 운영하는 ‘바다여행’ 홈페이지와 해수욕장 소재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이용 날짜와 이름, 동반인원, 연락처 등을 기재하고 예약하면 된다.

하지만 정작 운영을 맡을 지자체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현재 전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해당 제도 시행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울타리가 없는 해수욕장에서는 미예약자 통제가 어려운데다 현장을 찾은 피서객을 되돌려보내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부의 현실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휴가철 방역대책은 주로 ‘해수욕장’에만 쏠려 있다.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를 비롯해 앞서 이달 해수욕장 개장 전 ‘물놀이 할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 필수 착용’ 등을 골자로 한 ‘해수욕장 거리두기 세부지침’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다른 피서지·여행지에 대한 방역 세부지침을 발표하거나 환기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휴가철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지난달 상황·장소별 사례를 담은 ‘생활방역 세부지침’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반복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산, 공원 등 다양한 휴가지에서의 구체적인 방역 가이드라인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휴가철 밀집지역에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정부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름철 휴가 시기 분산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때마침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공공기관·기업 등을 향해 여름철 휴가 시기를 분산해 사용해달라고 주문하고 관계부처에도 관련 방안 마련을 지시했지만 속도를 더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휴가 기간 코로나19 예방·차단을 위해선 휴가지의 밀집도를 낮추고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당장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여름 휴가가 진행되는 만큼 조속한 구체적 휴가 분산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