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캠핑은 어떤 형태의 여행보다 물리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장되는 레저여행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밤새도록 왁자지껄하게 고기 굽고 술 마시는 캠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홀로 또는 연인이나 부부, 최대 한 가족의 인원이 조용히 즐기는 캠핑은 ‘코로나블루’(코로나19 확산으로 생긴 우울감)를 떨쳐버릴 수 있는 최고 치료제이자 예방약이다.
다만 캠핑 흔적이 남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캠핑의 제1지침이자 절대규칙이다. 영어로 ‘LNT(Leave No Trace)’라고 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인공의 흔적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보다 아름다울 순 없는 전남 진도군 관매도
전남 진도군 관매도해변의 아름다운 해송숲이 눈길을 끈다. [양영훈 여행작가]
단언컨대 국내 400여 개 유인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섬이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섬이기도 하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관매팔경’의 절경이 있는데 그중 제1경인 관매도해변은 모래가 곱고 경사가 완만한 백사장과 울창한 해송숲을 품었다. 우리나라 최고 해송숲으로 꼽히는 관매도해변의 해송숲은 합법적인 캠핑이 가능하다. 텐트를 치고 하룻밤 묵는 것만으로 세상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해변마다 개성이 다른 인천 옹진군 덕적도
인천 옹진군 덕적도의 밧지름해변. [양영훈 여행작가]
바다가 문득 그리울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섬이다. 인천 앞바다의 여러 섬 중에서도 정기여객선이 비교적 많이 다니는 덕택이다. 면소재지 섬인 덕적도에는 서포리해변, 밧지름해변, 능동자갈마당해변 등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해변이 있다. 모두 백패킹, 오토캠핑, 차박캠핑 등 어떤 형태의 캠핑도 가능한 해변이다. 개인적으로는 솔숲 울창하고 비교적 덜 알려진 밧지름해변을 가장 선호한다.
이효리도 반한 전북 진안군 섬바위
전북 진안군 섬바위 금강변의 보름밤. [양영훈 여행작가]
한 종합편성채널 예능프로그램에서 이효리와 핑클 멤버들이 캠핑카를 타고 맨 처음 찾아간 곳이다. 첩첩한 산자락과 굽이치는 강줄기에 둘러싸여 자연미가 빼어나다. 금강 상류의 물길 한가운데 소나무 몇 그루가 자라는 섬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그 주변의 넓고 평평한 둔치는 캠핑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정식 캠핑장이 아니어서 샤워장, 급수대 같은 편의시설은 없지만 공중화장실은 있다. 그리고 자동차로 2~3분 거리에 자리한 용담댐 조각공원 옆에도 깔끔한 공중화장실과 휴게소가 있으니 기억해둘 것.
한여름에도 서늘한 전북 남원시 달궁자동차야영장
전북 남원시 달궁자동차야영장. [양영훈 여행작가]
지리산국립공원이 품은 야영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공단에서 관리해 전반적으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행락객의 행태를 보이는 캠핑객도 거의 없다. 지리산 심산유곡에 자리 잡은 캠핑장이라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남원, 구례로 연결되는 산악관광도로가 바로 앞에 나 있어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기도 편하다.
이국적 정취가 물씬한 제주 금능해변
제주 금능해변에서 ‘차박’하는 사람들. [양영훈 여행작가]
제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캠핑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바다 건너편에는 비양도가 봉긋하게 떠 있고, 금능해변 바로 앞에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찰랑거린다. 야영장 자체의 풍광도 일품이다. 안쪽에는 소나무숲이 울창하고, 바닷가 쪽에는 쭉쭉 뻗은 야자수가 늘어서 있다.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가까이에 화장실, 샤워장, 급수대 같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 데다 이용료가 공짜라 사시사철 캠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최근 ‘차박’족이 크게 늘었다.
<용어 풀이>
*백패킹(Backpacking)
필요한 모든 야영 장비를 챙겨 넣은 백팩을 짊어지고 가는 캠핑을 말한다. 자동차 진입이 불가하고 두 발로만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기에 전망대, 계곡, 섬, 산 정상 등 자연 속 비공식 캠핑장을 이용할 때 적합하다.
*오토캠핑(Auto Camping)
자동차로 이동해 인원수, 장비 규모, 야영 장소의 제약이 비교적 적은 캠핑.
*차박
대표적인 언택트 여행법으로, 자동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차+숙박’ 캠핑.
양영훈 여행작가 travelmaker@naver.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45호에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