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뉴스1
대북 전단 살포를 봉쇄하겠다는 경기도의 방침에 반발한 한 보수 성향의 인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집 근처에서 전단을 뿌리고 이를 막으면 가스통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해 경찰이 비상 경계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제멋대로 하는 방종을 자유로 착각하는 이들에게 책임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단단히 가르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종과 분탕질로 자유를 훼손하는 이들에겐 엄중하게 책임 묻고 질서를 알려주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자유로운 사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권리와 질서를 존중하는 책임과 희생으로 만들어지고 지켜진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지사는 “힘들여 만든 자유의 공간에 수용해 주었으면 자유를 귀히 여기고 존중하지는 못할망정, 푼돈을 벌려고 북한 인권운동을 빙자해 저질 대북 전단으로 국가 위신을 떨어뜨리고 군사 긴장을 유발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며, 온갖 분탕질로 자유를 해치는 이들에게 법의 엄중함과 권위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전단 살포와 폭파 위협 실행 저지를 넘어 지금 즉시 협박 범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여 그 자체만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자택 근처서 가스통 불 붙일 것”…대북전단 살포 위협
사진=뉴시스
경기도는 최근 군부대를 제외한 연천군과 포천시, 파주시, 김포시, 고양시 등 접경지 5개 시·군을 오는 11월 30일까지 위험구역으로 설정하는 내용을 담은 ‘위험구역 설정 및 행위 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보수 성향의 A 씨는 지난 13~14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집 근처에서 대북전단 날릴 예정, 식은 죽 먹기’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서자 A 씨는 15일과 17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이란 하찮은 인간이 대북 전단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놈 집 근처에서 작업할 것. 경찰들이 물리력을 동원한다면 난 기꺼이 수소 가스통을 열어 불을 붙일 것”이라고 밝힌 뒤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우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은 전날 오전부터 경기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청과 도지사 공관, 이 지사의 성남시 분당 아파트 주변에 각 1개 소대(30여 명)씩 모두 3개 소대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21일 자정까지 외곽 경비 병력을 배치할 방침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