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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 살포’ 앞둔 北 DMZ서 활동 포착…北중앙군사위 촉각

입력 | 2020-06-21 17:51:00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에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잔해(왼쪽)와 충격으로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가 보이고 있다. 2020.6.21/뉴스1 © News1


북한군이 21일 비무장지대(DMZ) 등 최전방에선 북한군이 소규모 병력을 투입해 진입로 보수 등의 작업을 실시하는 등 활동을 지속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9.19 합의 파기 의미인 이른바 4대 행동을 예고한 이후 아직 추가 조치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해 등 최전방에서는 고도의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다.

2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감시 자산을 통해 DMZ 북측지역 일대 잠복초소에서 소수의 북한군 병력들이 수풀제거와 진입로 보수 및 개척 등의 작업을 실시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해당 잠복초소들은 그간 사용되지 않았던 곳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한군이 9.19 합의에 따라 비어 있던 DMZ 북측 지역 내 GP 여러 곳에 병력을 투입하는 정황이 감지되어왔던 가운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총참모부 예고대로 ‘접경지 군사훈련 재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총참모부는 앞서 17일 ‘1호 전투근무체계’를 선언하면서 Δ접경지 군사훈련 재개 Δ GP 복원 Δ대남 삐라 살포 Δ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단 병력 진출 등 4대 조치를 예고했었다.

이후 최전방에서는 일부 북한군 GP 부대원 전원이 철갑모(방탄모)를 쓰고 소총에 대검을 착검한 것이나 북 개머리 해안포 진지 일부 포문이 개방돼 있는 등 심상치 않은 장면이 속속 포착돼왔다. 다만 아직까지 GP 복구 등 4대 조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의미있는 동향은 없는 상황이다.

군 당국은 이날 잠복초소 주변에서 포착된 활동 역시 통상적 수준이며 대남 군사 조치와 연관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소대 규모 이상 인력이 투입된 곳은 아직 없으며 해당 활동이 GP 인근 뿐 아니라 DMZ 내 다수 구간에서 포착중인 것을 볼 때 통상적 활동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잠복 초소 주면에 병력 움직임이 있는 것은 군사적으로 봤을 때 당연하고 군은 그런 움직임을 정밀 주시하고 있다”며 “파괴된 GP를 복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작업 활동은 현재 관측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평도 인근 해안포 포문 개방 역시 정기적으로 있어온만큼 도발 징후와 직결되는 특이 동향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해병대는 작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때도 개머리지역 해안포 진지 개방과 관련 “북한의 해안포는 환기가 필요해 열어놓는 것이라 9·19 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통일전선부와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선전매체를 동원해 대남 삐라 살포 강행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또다시 접경 지역 도발 가능성을 위협한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은 대남 삐라 살포에 앞서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어 이를 비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군 또한 중앙군사위원회 개최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대남 삐라 살포 뿐 아니라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가 언급한 4가지 군사행동, 즉 Δ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단에 부대 전개 Δ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한 감시초소(GP) 복원 Δ전반적 전선에서 전선 경계 근무 급수를 1호로 격상 등을 일괄적으로 승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우리 공군은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를 서해와 수도권 일대 상공에서 대북 감시 작전을 수행했다.

조기경보통제기는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해 하늘에서 전투기 등에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이를 관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방부는 고도의 긴장이 지속중인 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22일 예정대로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 안보상황을 고려해 고도의 감시 및 경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작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총참모부가 1호 전투근무체계를 선언한 17일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작업을 잠정 중단했으나 하루만에 전격 재개했다. 19일에도 평소보다 경계를 강화한 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군사당국은 9·19 합의에 따라 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 공동으로 유해발굴을 하기로 하고 같은 해 DMZ 내에 남북 간 도로까지 연결했다. 그러나 이후 북미 교착 등 정세가 악화하면서 북측은 호응 하지 않았고, 결국 사전준비 차원에서 남측이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 한해 단독으로 유해 발굴을 진행해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