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北의 對美 핵협박… 불량국가의 허풍 방치하면 현실 된다

입력 | 2020-06-22 00:00:00


북한이 한반도 전쟁 발발시 미국에 대한 핵공격을 위협하고 나섰다.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20일 “현재 북조선은 전략미사일과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새로운 전쟁의 개시는 미 제국에 종말을 가져다줄 아주 특별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성으로 지난주 B-52 전략폭격기를 동해에 출동시키는 등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을 시사하자 신경질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북한의 대미 핵위협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본토와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북한의 타격권 안에 있다고 협박한 바 있다. 물론 북한의 미 본토 핵공격 위협은 아직 허풍 수준에 불과하다. 북한의 핵개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준으로 진전되지는 않았다는 게 국제사회의 평가다. ICBM의 대기권 재진입 실험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북한이 ICBM 탑재 수준으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릴지언정 머잖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다. 북한은 핵무기와 운반수단인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한시도 쉰 적이 없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권에선 대북제재 완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여당의원은 비핵화가 교류협력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핵화와 상관없이 금강산관광 등 남북협력 프로세스를 별도로 추진할 자주파로 외교안보 라인을 채우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북한 핵개발 역사의 사실관계를 호도하면서 핵개발의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여야, 좌우를 떠나 북한의 추가 도발 저지에 힘을 모을 때다. 개성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후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을 예고했던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내 민경초소(GP)에 병력을 투입해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서북도서 인근 개머리 해안지역의 해안포 2문의 포문은 19일부터 열린 상태로 관측됐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예고한 ‘군사행동’의 전조일 수 있다. 지난 주말엔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삐라(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북한이 지금은 도발의 레드라인 앞까지 치달았다가 우리 군의 대응태세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을 살피며 숨고르기를 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지만,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완성하고 나면 북한의 대미 협상력은 지금과는 또 다른 차원으로 올라선다. 미 본토의 도시들이 핵미사일의 직접적 사정권에 들어가면 유사시 미국도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핵개발에 눈감고 어설프게 남북협력만 앞세우다간 북한의 핵 인질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