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대에는 중국군이 증강되고 인도 전투기와 아파치 공격헬기가 전진 배치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핵보유국이다. 특히 인도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중국산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인도에선 중국산 불매운동도 일어날 조짐이다. 중국 업체의 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일부 국영기업에는 중국산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
▷인도와 국경을 3488km 접하고 있는 중국은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영국이 1914년 당시 중국에서의 독립을 선언한 티베트 왕국 및 영국령 인도와 합의해 그은 국경선, 이른바 ‘맥마흔라인’을 불평등 조약이라며 인정하지 않는다.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과 깊은 계곡 때문에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주장하는 영토와 실질적인 관할지가 차이가 나 충돌이 끊이질 않는다. 1962년에는 국경 분쟁이 전쟁으로까지 치달아 한 달간 인도군 3000여 명이 숨지면서 인도가 완패한 적도 있다. 아직까지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못해 양측 군인들이 관할하는 실질통제선(LAC)으로 대치하고 있다.
▷이번 국경 충돌은 인도와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가속화되는 것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라는 측면이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선조가 물려준 영토를 한 치도 잃을 수 없다”고 했다. 주변국 문제에 확장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말이었는데 시진핑의 패권주의가 노골화될수록 아시아 지역 안정이 흔들리고 분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어 걱정스럽다.
이태훈 논설위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