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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방문 이도훈, 귀국후 이례적 침묵 모드

입력 | 2020-06-22 03:00:00

[남북관계 위기]美측과 논의 내용 일절 답변 안해
정부도 北자극 우려 비공개 기조




북한의 대남 도발과 위협 속에 한미 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미국을 방문했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귀국 후에도 이례적으로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본부장은 미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출국하면서 방미 성과와 면담 인사들을 묻는 취재진에 “죄송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한미연합훈련, 대북 제재 완화, 한미워킹그룹 운영 등 미국 측과 논의 내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 본부장의 미국 방문 시기부터 논의 내용까지 비공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부 동선 노출을 극도로 피한 이 본부장은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도 국무부 밖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미, 북핵협상, 남북관계 등 거의 모든 주제들을 폭넓게 다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미 수석대표 간에 대북제재 완화나 해제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대화가 오갈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의 최근 행동은 제재 해제를 위한 대미 압박 차원이 아니다. 제재 해제 협상에 나설 시간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섣불리 제재 해제 이야기를 꺼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