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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5개국째 내셔널 타이틀 “상금 2억5000만원 코로나 기부”

입력 | 2020-06-22 03:00:00

KLPGA 메이저 한국여자오픈 12언더
막판 맹추격 김효주 1타차 제쳐, 2008년 3차연장 패배 아픔 씻고
5년 만에 국내대회 우승 기록도 “다음엔 영국타이틀 차지하고파”




유소연(왼쪽)이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꽃잎 세례를 받고 있다. 유소연은 이 대회 우승으로 중국(2009년), 미국(2011년), 캐나다(2014년), 일본(2018년)에 이어 다섯 번째 ‘내셔널 타이틀’ 수집에 성공했다. 인천=뉴스1

선두 유소연(30)과 2위 김효주(25)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나란히 세컨드 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1타 차 선두를 지키려는 자와 이를 뒤집으려는 자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먼저 홀 앞쪽 벙커에서 시도한 김효주의 벙커샷은 핀에서 약 1.5m 거리에 붙었다. 그러자 홀 왼쪽 벙커에 공이 빠졌던 유소연은 핀에서 60cm 거리에 공을 붙였다.

결국 두 선수 모두 파를 지켜내며 유소연은 꿈에 그리던 5개국 내셔널 타이틀 수집에 성공했다. 유소연은 “나에 대한 믿음 반, 기적을 바라는 마음 반으로 벙커샷을 했다. (벙커샷보다) 우승을 확정한 짧은 파 퍼팅이 더 떨렸다”며 웃었다.

유소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열린 내셔널 타이틀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12언더파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유소연은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안정적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국여자오픈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는 유소연. 인천=뉴스1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2009년 오리엔트 중국오픈,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오픈, 2018년 일본여자오픈에 이어 다섯 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따냈다. 유소연은 “그동안 한국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해 아쉬웠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웠던 대회인 2008년 한국여자오픈도 이제는 신지애 언니와 접전을 펼친 추억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2008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은 천둥이 치는 가운데 3차 연장 끝에 신지애(32)에게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유소연은 “사람은 욕심이 많은 동물인 것 같다. 다음에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영국)에서 내셔널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중단된 가운데 4개월여 만에 실전에 나선 유소연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5년 만에 국내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하는 동시에 자신의 국내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018년 9월 일본여자오픈 이후 1년 9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소연은 “오랜만에 우승 도전이어서 긴장도 했지만 박인비 언니(32) 등이 문자메시지로 ‘긴장감을 즐기고 오라’고 격려해 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LPGA투어를 주무대로 활동 중인 유소연과 김효주는 챔피언조에서 접전을 펼쳤다. 6번홀(파5)에서 김효주가 3.3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을 때는 유소연도 곧바로 1.5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격차(2타 차)를 유지했다. 유소연은 9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김효주에게 1타 차로 쫓겼지만 더는 타수를 잃지 않고 선두를 지켜냈다.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낚은 김효주(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는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유소연은 대회 우승 상금 전액(2억5000만 원)을 코로나19 관련 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