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의용이 건넨 초청장 충동적으로 수용"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1차 북미정상회담 제안한 사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니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다고 주장했다.
22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에 따르면 그는 2018년 4월12일 백악관에서 한국 측 카운트파트인 정 실장을 만났다.
볼턴은 “앞서 (2018년) 3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의용 실장이 만남을 요청하는 김 위원장의 초청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동적으로 이를 수용했다”고 썼다.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치밀하게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사됐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모든 외교적인 판당고(스페인 춤)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며 “김 위원장이나 우리의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와 더 많은 관련이 있었다”고 썼다.
앞서 미 언론들은 이 문장을 발췌해 보도하며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미국의 전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나는 정 실장에게 다가오는 (2018년)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피하라고 했다. 북한이 가장 좋아하는 외교 전술대로 한국, 일본 및 미국 사이에서 이간질(drive a wedge between)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또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한미를 갈라놓으려는 북한의 시도를 피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최대한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나는 한미 동맹관계를 지키고(preserve) 싶었다”고 적었다.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전달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