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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성포 바람으로 말린 씨알 굵은 보리굴비

입력 | 2020-06-23 03:00:00

‘예그리나’ 부세 보리굴비




더위가 성큼 찾아왔다. 보리굴비를 구워서 찬물에 만 밥과 함께 먹으면 없던 입맛도 되살아난다. 녹차를 우린 찬물이면 더욱 좋다. 간이 짭조름한 보리굴비 살과 시원한 녹차 물, 탱글탱글한 밥알이 어우러져 별미 중에 별미다.

옛날에 조기를 장기간 보관할 때 겉보리 속에 넣어 두면 수분이 빠져 살이 단단해지고 숙성해 맛이 좋아진다. 이 같은 보리굴비는 하루 정도 바람을 쐬어 촉촉한 보통 굴비보다 훨씬 맛있다.

조기는 씨알이 굵은 게 매우 드물어 큰 조기 보리굴비라면 1마리에도 10만 원이 넘는다. 흔히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보리굴비 정식(1인분 2만5000∼3만5000원)에는 27∼30cm짜리가 나오는데 이는 조기가 아니라 부세를 말린 것이다.

부세는 조기의 사촌 격이다. 조기와 비슷하지만 몸이 더 통통하다. 조기보다 살집이 넉넉해 먹을 게 많다. 오래 말리면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늘어나고 살이 쫀득해져 조기보다 더 맛있다.

부세 보리굴비는 쌀뜨물에 30분가량 담가 불린 다음 내장을 제거하고 쪄서 먹는다. 찐 다음 참기름을 바르고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먹으면 쫄깃하며 고들고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더한다.

부세 보리굴비도 굴비의 본고장인 영광군 법성포에서 천일염으로 간을 해 2∼3개월 간 바닷바람에 말려 생산한다. 조기 보리굴비보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다.

영광군에 있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예그리나’는 부세 보리굴비를 저려함 가격에 판매한다. 수익금도 장애인 복리사업에 보탠다.

보통 12만 원에 판매되는 길이 30∼32cm짜리 10마리를 엮은 특품을 9만 원에 판다. 28∼30cm짜리 10마리 상품은 8만 원이다.

증기로 찐 다음 한 마리씩 개별 진공 포장한 것도 판매한다. 전자레인지 등으로 데워 먹는다. 솥에 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냄새가 적다. 특품 10마리 구입 고객에게는 검은깨를 넣은 생(生) 모싯잎 송편 500g을 제공한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