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국토대장정을 마친 전국대학생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1학기 종강을 앞둔 대학가에서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선택적 패스제는 강의에서 받은 성적이 D학점 이상일 경우 학생 선택에 따라 ‘패스’(Pass, 통과)로 바꿔 기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패스만 받으면 A·B·C·D 등 기존 성적표기 방식이 아닌 P만 기재된다. P로 처리된 강의는 학점 평점을 계산할 때 반영되지 않는다.
앞서 홍익대와 서강대가 각각 지난 5일과 11일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 대학가에서는 ‘경가 공정성 훼손 방지’ ‘학업 부담 완화’ 등을 위한 선택적 패스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교 정문에서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위한 이화인 긴급 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 등 학생들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24시간 무기한 천막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학교 소통창구인 ‘이화에 바란다’를 통해 수많은 학생이 선택적 패스제를 요구했지만 학교 부처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학교 본부는 단 한번도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며 “등록금 감면, 선택적 패스제 도입, 수강철회기간 연장, 기숙사 선택 입사 등 총학생회의 4가지 요구에 대해 학교는 전면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이화여대 교무처는 지난 17일 총학생회에 “선택적 패스제는 찬반의 의견이 존재하고 형평성 측면이나 학업 성취도·장학금 제도와 관련해서도 문제점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평가 방식과 각 등급 비율을 교수들이 결정하는 기존의 ‘교수자율평가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알려 선택적 패스제 도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오희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원격수업으로 인한 수업 결손이 있는 데다 부정행위 우려 등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학교는 찬반 여론이 있다고 하는데 재학생 5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97.5%가 선택적 패스제 도입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학생들도 이날 오후 학교를 상징하는 본관 사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하는 한편 코로나19 관련 학교 정책을 주관하는 감염병관리위원회를 규탄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학교 측에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공식적으로 건의했으나 학교 측은 이틀 만에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양대 감염병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선택적 패스제 도입 관련 회의 직후 총학생회에 “교육적 관점에서 도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평가를 위한 대면 시험을 강행하면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원격으로 시험을 치르더라도 부정행위를 근절할 대책이 없기 때문에 선택적 패스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류덕경 한양대 총학생회 교육정책위원장은 “학교를 통해 확인한 결과 14개 수업에서 유증상자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600여명의 학생이 등교 중지 처분을 받았다”며 “안전상 우려뿐 아니라 부정행위로 불이익을 받는 학생도 나올 수 있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 학생들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와 한양대에 앞서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 18일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하는 ‘연세인 총궐기’ 집회를 열고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학생들의 총의가 담긴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총학생회와 함께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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