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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에…루즈벨트 대통령 동상 80년 만에 철거키로

입력 | 2020-06-22 16:25:00

미국 뉴욕에 있는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입구에 서 있는 유명한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빌 더블라지 시장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서울=뉴시스]


세계 각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센 가운데 미국 뉴욕 맨해튼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1858~1919)의 동상이 80년 만에 철거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1일 보도했다.

1940년 미국 유명 조각가 제임스 프레이저가 박물관에 기증한 이 동상은 흑인 남성과 아메리카원주민 남성 1명의 부축을 받으며 말 위에 높이 탄 루즈벨트의 모습을 형상화해 제국주의와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7년에는 이 동상에 페인트 낙서가 등장하는 등 오래 전부터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엘렌 퍼터 자연사박물관장은 “동상 철거는 루즈벨트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위계질서를 상징하는 이 동상의 형태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진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벌어진 인종차별 철폐 및 정의구현 운동이 철거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동상이 흑인과 원주민을 인종적으로 열등하며 복종적인 대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문제가 많은 동상을 철거하는데 최적의 시기에 내려진 정의로운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백인인 그는 흑인과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