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프레이저 1940년에 기증 뉴욕 자연사박물관서 철거 결정… “인물평가 아닌 동상 형태가 문제”
21일(현지 시간) 뉴욕시가 1940년 미국 뉴욕시 자연사박물관 앞에 세워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흑인과 아메리카원주민이 말을 타고 있는 루스벨트 대통령을 시중드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 동상은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뉴욕=AP 뉴시스
1940년 미국 유명 조각가 제임스 프레이저가 박물관에 기증한 이 동상은 흑인 남성과 아메리카원주민 남성 1명의 부축을 받으며 말 위에 높이 탄 루스벨트의 모습을 형상화해 제국주의와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7년에는 이 동상에 페인트 낙서가 등장하는 등 오래전부터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엘런 퍼터 자연사박물관장은 “동상 철거는 루스벨트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위계질서를 상징하는 이 동상의 형태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진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벌어진 인종차별 철폐 및 정의구현 운동이 철거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