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회고록 후폭풍]20년 대북제재 이끈 대표적 ‘매파’ 싱가포르 회담前 ‘先핵포기’ 강조 볼턴 “날 훼방꾼 낙인찍기 좋았을것”
회고록으로 한미 외교가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년 가까이 북핵 협상과 대북제재의 선봉에 있던 워싱턴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이자 외교가의 유명한 ‘빅 마우스’다.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세 번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지난해 9월 해임될 때까지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열린 1,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모두 참석해 협상 이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볼턴 임명 당시 청와대 안팎에서는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간신히 대화 국면을 만들어 놓았는데 ‘매파’인 볼턴 전 보좌관이 취임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네오콘’의 일원으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차관(2001∼2005년)을 지낼 때 북한이 ‘인간쓰레기’ ‘흡혈귀’라고 맹공격한 인사이기도 했다. 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先)핵포기, 후(後)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했고,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선 ‘노딜’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나는 문재인 정부가 미 행정부에서 (대북 정책 실패의) 희생양을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훼방꾼’으로 낙인찍기 좋은 상대였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