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기기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PC나 스마트폰 외에 요즘은 냉장고나 세탁기, 에어컨도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것이 팔리고 있다. 2022년 즈음에 이르면 한 가정에 평균 50여대의 인터넷 접속 기기가 이용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온 적도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 공유기다. 한층 더 속도가 빠르고 더 많은 기기, 그리고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와이파이 시스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넷기어 나이트호크 MK62(왼쪽), MK63(오른쪽) (출처=IT동아)
넷기어의 나이트호크(Netgear Nighthawk) MK62와 MK63은 이러한 ‘초연결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공유기다. 기존 와이파이5(802.11ac) 규격보다 빠르고 보안성이 높아진 와이파이6(802.11ax) 규격을 지원하며, 복수의 AP(접속 포인트)를 곳곳에 배치해 그물망처럼 촘촘하고 넓은 와이파이 범위를 구현할 수 있는 메시(Mesh) 기술을 지원한다. 초기형 와이파이6 및 메시 지원 제품에 비해 가격이나 크기도 어느 정도 개선되어 좀더 폭넓은 사용자층을 노린 것 역시 눈 여겨 볼 점이다.
가정에도 어울리는 본체 디자인과 크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MK62와 MK63은 공유기 본체인 라우터 유닛, 그리고 라우터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받아 주변에 다시 퍼뜨리는 새틀라이트 유닛으로 구성되었다. 라우터와 새틀라이트의 수에 따라 MK62는 1+1, MK63은 1+2 구성이다. 넷기어의 발표에 따르면 MK62는 최대 200 제곱미터(약 60평), MK63은 최대 300 제곱미터(약 90평)의 가정에서 이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아담한 크기다 (출처=IT동아)
라우터와 새틀라이트의 외형이나 크기는 거의 같다. 121 x 121 x 63.5mmdml 아담한 크기에 285g의 가벼운 무게를 갖추고 있어 이동이나 배치에 어려움이 없다. 본체 상하단에 내부의 열을 배출하는 통풍구가 있는데 상단 통풍구는 기하학적인 굴곡 사이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비슷하게 생긴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무슨 차이?
다만 후면의 인터페이스는 라우터와 새틀라이트가 약간 다르다. 라우터는 외부 인터넷 연결용 WAN 포트와 PC 연결용 LAN 포트가 각 1개씩 있지만 새틀라이트에는 PC 연결용 LAN 포트 1개만 달려있다. 참고로 라우터는 독립적인 공유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새틀라이트는 그러지 못하고 중계기 역할만 가능하다.
라우터(왼쪽)와 새틀라이트(오른쪽) 후면 구성 (출처=IT동아)
각 포트가 모두 기가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1Gbps(기가비트) 속도를 지원한다는 점, 그리고 네트워크 포트 외에 전원 포트 및 본체 초기화면 리셋 버튼, 그리고 간편 무선 연결용 동기화(Sync) 버튼을 각 1개씩 가지고 있는 점은 라우터와 새틀라이트가 동일하다. 각 유닛마다 1개씩의 유선 연결만 가능하므로 넷기어 MK62와 MK63를 쓴다면 아무래도 무선 연결을 주로 쓰게 될 것이다.
AX1800급 고속 와이파이6 기술 탑재
넷기어 MK62와 MK63의 주요 기능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와이파이6 기술 지원이다. 요즘 나오는 공유기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넷기어 MK62와 MK63 역시 2.4GHz와 5GHz 와이파이를 동시 지원하는 듀얼밴드 사양이다. 2.4GHz 와이파이는 접속범위가 넓고 장애물에 강하며 구형 기기에도 무난히 호환되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5GHz 와이파이는 접속범위가 상대적으로 약간 좁은 대신 최대 통신 속도가 높다는 특정이 있다.
2.4GHz에서 최대 600Mbps, 5.0GHz에서 최대 1200Mbps 접속이 가능한 AX1800급 성능을 갖췄다 (출처=넷기어)
넷기어 MK62와 MK63는 2.4GHz에서 최대 600Mbps, 5.0GHz에서 최대 1200Mbps 속도로 접속이 가능한 AX1800급 사양의 공유기다. 와이파이6 기술은 이론적으로는 그 이상의 속도도 낼 수 있지만 2020년 현재 출시된 와이파이6 지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이 대부분 1200Mbps 정도까지만 지원하므로 이용하는데 문제가 될 건 없다. 그리고 와이파이5 이전의 기존 기술 기반 제품도 호환된다.
최대 접속 속도 이상으로 주목할 만한 건 와이파이6 규격 특유의 각종 최신 기술들이다. 기존 와이파이 기존 와이파이5는 직렬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여러 기기의 데이터가 동시 전송되는 상황에선 지연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와이파이6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지원, 여러 기기의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 처리할 수 있으며 반응속도도 빨라졌다.
각 유닛을 곳곳에 배치해 와이파이 범위를 넓힌다 (출처=넷기어)
이와 더불어 동시에 여러 장치로 데이터를 스트리밍해 접속자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MU-MIMO(Multi User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 그리고 통신의 무단 도청이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는 WPA3 암호화 기술을 도입한 점도 와이파이6의 장점이다.
그 외에 넷기어 MK62와 MK63는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도록 돕는 MU-MIMO(Multi User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 사용자의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는 빔포밍+(Beamforming+) 기술도 지원한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신기술을 매끄럽게 구동할 수 있는 브로드컴의 쿼드코어 프로세서(1.5GHz) 및 256MB의 고용량 시스템 메모리를 탑재한 점도 제조사에서 강조하고 있다.
유닛 수 늘어나도 단일 SSID로 끊김 없이 이동 사용 가능
제품의 설치 과정도 간단한 편이다. 라우터에 인터넷 및 전원 케이블을 꽂은 후 새틀라이트는 와이파이 전파가 잘 도달하지 않는 지점에 배치하여 전원만 연결하면 된다. 라우터와 새틀라이트를 유선 연결해서 쓰는 것도 가능하고 속도 면에서는 좀 더 이득이지만 무선이 더 편리하므로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그 후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배포하는 나이트호크 모바일 앱을 설치해 실행하자.
나이트호크 모바일 앱을 통한 초기 설치 (출처=IT동아)
나이트호크 모바일 앱의 지시에 따라 계정 및 와이파이 암호 설정, 연결 테스트 등의 단곌르 진행하면 손쉽게 설치를 끝낼 수 있다. 만약 잘 되지 않으면 본체 하단의 QR코드를 나이트호크 앱으로 스캔하거나 라우터 및 새틀라이트 후면의 동기화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설치를 마치는 방법도 있다. 나이트호크 앱은 초기설치 외에 암호변경이나 게스트 네트워크 설정 등의 각종 시스템 설정, 인터넷 속도 테스트나 펌웨어 업데이트 등의 관리 기능도 제공하며 와이파이 범위를 벗어난 곳에서도 공유기 설정 및 모니터링을 하는 원격 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새틀라이트 여러 개를 배치하더라도 와이파이 SSID(접속목록)은 1개로 통합된다. 각 유닛이 담당하는 와이파이 영역을 옮겨 다니더라도 와이파이 SSID를 전환할 필요가 없고 끊김 없이 접속을 이어갈 수 있어 편리하다.
사각지대 없는 와이파이 환경 꾸미고자 한다면
넷기어에서 메시 기능을 탑재한 공유기인 '오르비' 시리즈를 처음 출시한 것이 2017년의 일이다. 당시 흔히 볼 수 없는 콘센트를 갖추고 있는 데다 성능 자체도 우수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기본 세트(1+1)가 60만원에 이르는 등, 가격 면에서 부담이 커 누구에게나 가볍게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었다.
반면 이번에 나온 넷기어 나이트호크 MK62(1+1)는 2020년 6월 온라인 최저가 기준 28만 7,000원, MK63(1+2)은 37만 7,000원에 팔리고 있다. 물론 이 역시 아주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메시 기능 지원 제품이라는 점, 그리고 본체의 크기가 작아지고 편의성이 좋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정에서도 구매를 고려할 만한 제품이 되었다. 사각 지대 없는 고속 와이파이 환경을 꾸미고자 하는 가정이나 중소기업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