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해외여행 트렌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해외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몇 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떠나고 싶어도 하늘길이 끊기고 많은 나라가 국경을 걸어 잠그며 사실상 해외여행은 중단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안정된 일부 국가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입국금지 제한을 해제하고 있어서다.
○ 조금씩 열리는 하늘길과 국경
7월부터는 자가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가 더 늘어난다. 그리스와 스페인이 한국인 여행자에 대해 의무 시설 격리나 검진 절차 없이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다. 휴양지인 괌도 2주 자가 격리 조치를 전면 해제한다.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에 접어들면 더 많은 국가가 걸어 잠근 빗장을 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해당 국가들이 입국 제한을 없애더라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 여행 풍경 많이 바뀔 듯
해외여행의 모습도 코로나19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대규모 단체관광은 당분간 주춤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상무 참좋은여행 전무는 “10명 이하의 소규모 단위로 여행하면서 고급화된 형태의 여행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앞으로 여행에서 가성비라는 말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행지도 기존 유명 관광지보다는 안전한 곳으로 검증받은 지역이나 숙소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훈 교수는 “믿을 만한 대형 호텔, 방역이 잘된, 검증된 관광지나 놀이시설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현명한 여행자들은 방역 등 시스템이 훌륭하게 갖춰진 장소를 선호하며, 여행 횟수를 줄이는 대신 한 곳에 오래 머무는 형태로 여행이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해외여행을 결정하는 큰 요인 중 하나인 비행기 운임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줄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공기 운임 자체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을 겪었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중심으로 더 값싼 좌석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