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최종 평가서 탈락한 후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본보, 이사회 보고서 단독 입수… 1, 2위 후보 연구부정 의혹 적시 등 확인
인천대의 신임 총장 최종 후보가 선출됐으나 선정 이유에 대한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18일 인천대 교정에서 열렸다. 탈락한 후보가 법원에 낸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26일 나올 예정이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국립 인천대가 1일 신임 총장 최종 후보자를 선출해 교육부와 청와대에 임명을 요청한 이후 탈락 후보가 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초유의 내분에 휩싸였다. 총장 선출 결과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1, 2차 촛불집회가 이어졌고, 인천대 총학생회와 노동조합, 총동문회는 법원 결정을 앞둔 22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최종 후보자 결정 과정을 밝히고, 학교 구성원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갈등이 지속되는 주된 이유는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와 정책평가단(교수, 직원, 동문, 학생 참여) 평가에서 1위 후보로 결정된 최계운 교수를 제치고 3위 후보였던 이찬근 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한 과정이 명백히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이사회와 총추위에 보고된 ‘인천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진실위)’ 심의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1, 2위 후보의 ‘연구 부정행위 의혹 ’을 적시한 보고 내용이 총장 결격 사유를 가르는 핵심이었다.
이사회에서는 1위 후보인 최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2011년의 환경부 지원 정책과제 보고서와 2013년 국토해양부 지원의 인천시 물 시범도시 사업 관련 논문의 이중 게재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B 씨가 “교수들은 보고서에서 연구한 내용을 정리하고 거기에 필요하면 플러스알파를 해서 논문을 내는데, 그것을 이중 게재로 이야기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C 씨는 “(2011년)보고서 다음의 (2013년)물 정책 개선방향 연구(논문)가 상당히 중복된다고 판단된다. ‘보고서 내용을 발표할 때 환경기술연구개발사업의 연구 결과임을 밝혀야 한다’라는 주의문이 있는데 논문에서는 ‘국토해양부 건설기술혁신사업의 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돼 있다’고 쓰여 있어 (이중 게재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최 교수가 비슷한 내용의 연구 결과로 정부 지원을 2번 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 부분이 연구부정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사장이 회의 말미에 “총추위원장과 연구진실위원장을 부른 이유는 교육부에서 요구한 연구진실위 회의록과 결과보고서가 없는 것을 발견해, 그것을 보완해서 (최종 후보자) 투표를 하자는 이야기였지 개별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하자는 것이 아니었다”고 마무리하자 후보검증 논의가 중단했다. 이어 세 후보자별 개별 발표 및 집중 인터뷰, 40개 문항의 서면 인터뷰 등의 다면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투표를 한 결과 이사 9표 중 3위였던 이 교수가 과반인 5표를 얻어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1위 후보였다 탈락한 최 교수는 “대학 측이 법원에 제출한 변론 내용에 ‘이사회가 연구진실위 보고서를 기초로 투표한 것이 아니고, 후보자들의 소명자료가 일리가 있다고 판단을 하고 총추위 보고서를 기초로 투표를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이사회의 밀실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용규 이사장은 “총추위가 규정을 어기고 1∼3위 후보를 정한 보고서를 올렸다. 순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총추위가 추천한 3명의 후보에 대한 객관적 심사를 거쳐 각 이사들이 소신껏 투표해 최종 후보를 선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