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서비스, 10년 후 모습은?

○ 10년 후 모빌리티 서비스의 모습은?
몇 년 전만 해도 2020년쯤에는 자율주행 택시가 본격적으로 출현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기술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어 시범 운행을 넘어선 본격적인 서비스 론칭에는 2020년 이후로도 최소 7∼8년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이 모빌리티에 적용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자율주행을 활용한 대표적인 미래 모빌리티 사업 모델로는 자율주행 차량 렌트(Car2come) 사업이 꼽힌다. 자율주행 차량을 시간 단위로 대여하는 모델로 기존 차량 공유 서비스와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면, 사람이 특정 지점으로 가서 차를 픽업하는 게 아니라 자율주행 차량이 직접 사용자에게 온다는 점이다. 고객이 렌터카를 사용하듯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면, 자율주행 차량이 알아서 차고지로 이동하기 때문에 반납도 간편하다.
○ 택시 요금, 6분의 1 수준으로 하락
현재 대부분의 도시에서 거리당 이동 요금이 가장 비싼 수단은 운전자가 같이 제공되는 택시나 차량 호출 서비스다. 하지만 자율주행이 상용화될 경우 운전자가 필요 없어지게 되므로 요금도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자동차 산업 관련 전략 컨설팅 기업인 베릴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택시로 1km 이동할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평균 1.73유로(약 2350원)지만 자율주행으로 로보택시가 상용화되면 해당 요금이 0.28유로(약 38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6분의 1 수준으로 택시 요금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물론 로보택시 기술이 구현된다 해도 실제 이렇게 낮은 가격에 택시를 마음껏 이용하는 세상이 오리라 예측하기는 어렵다. 도시의 도로 인프라가 자율주행 차량이 무한정으로 늘어나는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로보택시뿐 아니라 일반인이 소유한 자율주행 차량이 사람을 태우지 않은 상태로 운행하는 것까지 포함)과 관련해 새로운 규제 및 세제의 신설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현재는 가장 저렴한 차량 공유 서비스는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다른 교통수단 대비 가격이 가장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도입으로 원가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다른 교통 서비스와 달리 차량공유 서비스는 현재 수준에 머무르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원가 구조가 열악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베릴스의 분석에 따르면 렌터카로 1km를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평균 비용은 약 0.48유로(약 652원)인데, 이 비용은 자율주행이 상용화(자율주행 차량 렌트)되더라도 약 0.49유로(약 665원)로 지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 로보셔틀 서비스가 교통 정체 완화
자율주행이 도입될 경우 km당 이동 비용이 가장 저렴한 수단은 로보셔틀이 될 것이다. 로보셔틀은 특히 교통 정체 완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다. 현재 폴크스바겐그룹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승차공유(ride pooling) 서비스인 모이아(MOIA)를 운영 중에 있으며 현대자동차 또한 최근 은평뉴타운(서울 은평구 진관동)에서 셔클(Shucle)이라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탑승자의 이동 니즈를 파악해 이동 최적 경로를 설정, 셔틀을 운영하는 식이다. 지금은 운전기사가 직접 운전하고 있지만 향후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연계한다면 로보셔틀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범석 베릴스코리아 대표 michael.bang@berylls.com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