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삼진아웃’ 사과 회견… “변화된 모습 보여주려 복귀 결심 비시즌엔 유소년 위한 재능기부”… 팬들 “진정성 보이려면 복귀 말라”
KBO리그 복귀 의사를 밝힌 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소속의 강정호가 23일 사과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을 감고 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com
23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는 강정호의 사과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6년 12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지르면서 앞서 두 차례(2009, 2011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드러난 강정호가 공식석상에서 직접 사과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진아웃제’가 적용된 강정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정호는 이날 미리 준비해온 글을 읽으며 “어떻게 사과의 말씀을 드려도 부족하지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잘못된 행동으로 팬들과 어린이, 청소년에게 야구선수로서 잘못된 모습을 보여 드린 점 엎드려 사과한다. 제 모든 걸 포기하고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더 큰 파장을 일으켰던 그는 “그때는 정말 무지했고 어리석었다. 야구만 바라봤고 야구만 잘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도 팬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야구팬은 “미국 생활이 여의치 않자 억지 사과를 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강정호는 지난달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터넷에는 사과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국내 포기가 최선이라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강정호는 “이기적으로 살지 말자고 노력하면서도 다시 또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것 같다”면서도 “많이 생각했지만 주변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너무 강해서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단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고 말하는 강정호의 향후 거취는 키움의 판단에 달렸다. 키움이 임의탈퇴를 해제하고 계약을 해야 강정호는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앞서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에게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는 “키움에서 (추가 징계 등을 포함한) 어떤 결정을 내려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공을 넘겨받은 키움은 강정호 영입 여부에 대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