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기종마다 조종 시뮬레이터와 정비 훈련 장비 등 훈련체계도 개발해 패키지로 수출해왔다. 특히 T-50 시뮬레이터는 실제 비행과 가장 가까운 가상현실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T-50의 경우에는 조종석 앞 화면에 실제 지형과 기상 조건이 나타나는데 위성을 통해 받은 항공 영상의 지형 고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지형을 정확하게 재현했다.
건군 이래 최대 국방 연구개발(R&D) 사업으로 꼽히는 KF-X(한국형 전투기) 개발에도 가상현실·증강현실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엔지니어링 시뮬레이터로 항공기에 탑재된 제어 법칙 기능을 점검하고 항공기에 탑재할 주요 장비나 부품을 시제기에 적용하기 전 미리 작동시켜 오류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다. 이는 KF-X 완제기가 나온 이후에도 완제기에 추가되는 기능에 대한 시연과 점검을 위해 지속적으로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2016년부터 3D 프린터를 도입해 비구조물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는, 가소성 수지를 재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전용 3D 프린터다. 이를 이용해 KF-X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인증이 필요한 구조물에 당장 적용하기는 어려워 비구조물에 적용 중이다.
KAI는 조종사가 탑승해 실제와 같은 시야를 볼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개발하고 있다. KF-X 조종실 PVI(Pilot Vehicle Interface·실제 크기의 조종사 모형)에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비행 상황 시 시야 학보에 대한 모든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공중급유 상황에서 수유기의 위치 식별, 편대비행 위치, 항공기 꼬리 날개 쪽의 후방 시야 범위 등 확인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조종실에 앉아 고개를 뒤로 돌리면 뒷날개가 보이고 옆 시야를 통해서는 편대비행 모습을 볼 수 있다. 움직임에 따라 모든 시야가 실감 나게 확보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