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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해임안, 日서 또 ‘부결’…신동주 반격 또 패배

입력 | 2020-06-24 10:55:0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 유가족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49재 초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1.24/뉴스1 © News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형제 갈등’이 또다시 형 신동주 회장의 패배로 끝났다.

롯데지주는 24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이 모두 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신동주 회장은 지난 4월28일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으면서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와 평판이 크게 훼손됐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형 신동주 회장의 ‘반격’은 허무하게 끝났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회사 제안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승인 가결했지만, 신동주 회장의 주주 제안은 부결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열린 주주총회는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싱겁게 마무리됐다.

애초 신동주 회장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까웠다는 것이 업계와 재계의 중론이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분은 광윤사가 28.1%, 종업원 지주회가 27.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는 10.7%, 관계사가 6.0%를 들고 있는 구조다. 신동빈 회장의 지분은 4.0%, 신동주 회장은 1.6%다.

이중 광윤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분이 신동빈 회장에게 우호적이다. LSI는 의결권이 없다. 실제 신동주 회장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신동주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 직후 “이번 주주제안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그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게 하기 위한 제안임과 동시에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그룹의 준법경영을 이끌기 위한 기본적인 요청사항이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일본 회사법 제854조에 의거하여 해당 사안에 대한 소송 진행을 고려 중”이라며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결국 신동주 회장의 ‘6차 반격’은 주주총회에 이어 소송전으로 확전하게 됐지만, 이 방법도 ‘유효타’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로 인해 기업 가치와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인식하는 주주가 없다”며 “기업 가치가 치명적으로 훼손됐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 해임안이 가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모두 상법상 ‘기업 이미지 훼손’을 근거로 이사직에서 물러나도록 규정한 조항이 없다”며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신동주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것으로 봤다. 지난 1월19일 부친인 신격호 회장이 별세한 지 101일만에 ‘형제 갈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1월 설을 앞두고 신동빈 회장에게 가족 회동을 제안한 것도 ‘보여주기식 쇼’로 드러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에 대한 여론이나 경영능력 평가가 모두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