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쿠노 쇼 지음·오현정 옮김·264쪽·3만5000원·나남
1970년대 서울의 중심이 된 소공동 롯데타운, 세계 최대의 실내 테마파크인 잠실 롯데월드, 그리고 오늘날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123층 초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는 롯데 창업자 신격호 회장의 도전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하나로 엮는 공통점은 신격호 회장이 추구한 복합개발 방식, 그리고 그에 따른 거대한 스케일의 추구다. 서울 시내에서도 3, 4층 이상의 고층빌딩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1970년대, 소공동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의 복합개발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였다. 이런 복합개발 방식은 잠실 롯데월드에서 정점을 이뤄 테마파크와 호텔, 백화점, 쇼핑몰의 복합 개발이 시도되었다. 특히 대형 실내 테마파크 건설은 시간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은 엄청났지만, 건설상의 난점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반대를 무릅쓰고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라는 대역사들을 성공시킨 신격호 회장의 뚝심과 초기 구상부터 세부 계획, 건설까지의 전 개발 과정이 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50년간 롯데 신격호 회장의 파트너로 일한 일본인 건축가 오쿠노 쇼는 이 책에서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롯데의 대표적 건축물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소개한다. 무엇보다 롯데월드 복합개발 방식의 이면에는 단순한 놀이시설이 아닌 ‘온 가족이 함께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신격호 회장의 인간적 바람이 있다. 고향 울산에서의 어린 시절을 삶의 원점으로서 잊지 않고자 한 마음, 지독하리만치 완벽을 추구한 업무 스타일 등의 모습을 통해 인간 신격호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