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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서 성공한 이영표에게 물었다 “김민재도 통할까?”

입력 | 2020-06-24 14:44:00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24·베이징 궈안)의 이적설이 점입가경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뉴스가 쏟아진다. 포르투(포르투갈)에서 시작된 이적설은 손흥민(28)의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까지 퍼졌다. 외신에 따르면, 토트넘은 시즌 이후 떠나는 얀 베르통언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점찍었다. 나아가 손흥민의 중재자 역할이나 조제 무리뉴 감독의 낙점까지 나왔다.

정황으로 보면 이적 가능성은 높다. 1350만 파운드(203억 원)의 이적료도 적당하다. 칼자루를 쥔 베이징 구단이나 김민재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이번 여름 또 한명의 유럽파가 탄생할 전망이다.

김민재의 기량은 이미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한국대표팀의 중앙 수비수인 그는 건장한 체격(1m90㎝·88㎏)으로 몸싸움이나 공중 볼 다툼에 강하다. 패스 능력을 갖춘 데다 경기 흐름을 읽을 줄도 안다. 2017년 입단한 전북 현대와 지난 시즌 이적한 베이징 궈안에서도 최고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유럽은 또 다른 무대다. 특히 중앙 수비수가 성공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신체적인 조건은 물론이고 기술이나 전술이해, 언어 등 많은 걸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김민재는 빅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토트넘에서 3시즌을 뛰는 등 유럽축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영표(43) 해설위원에게 성공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성공할 수 있다”며 밝은 전망을 내놨다.

우선 힘은 충분하다고 했다. 지금의 파워로도 통한다는 의미다. 높이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기술적인 부분도 인정할만하다. 이 위원이 말하는 ‘기술’은 광범위했다. 그는 “기술이라는 게 볼 다루는 것도 있고, 수비하는 것도 있다. 또 볼 없이 하는 기술도 중요하다”면서 “김민재가 유럽 선수들에 비해 키가 월등히 큰 건 아니지만 기술적인 공중 볼 능력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자신이 헤딩을 못하더라도 상대가 헤딩을 못하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멘탈도 긍정적이다. 이 위원은 “상대 선수에게 주눅 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외국에서는 외롭더라도 혼자 살아가야한다. 그런 정신력을 갖춘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김민재의 파이팅 넘친 행동이나 화통한 성격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스피드에 대해 약간 걱정했지만 그것도 기술적으로 커버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첼시의 존 테리가 스피드가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꼽히는 이유는 그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위에 빠른 선수들이 커버해줘 존 테리의 느린 발이 티가 안 났다”면서 “김민재도 주위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은 한 가지를 덧붙였다. 유럽도 뛰어난 중앙 수비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는 “물론 아시아 출신이 유럽에서 성공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유럽도 공격수나 미드필더에 비해 중앙 수비수 자원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반 다이크(리버풀) 등 몇 명 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면서 “김민재가 간다면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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