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김민재(24·베이징 궈안)는 현재 세계축구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수비수 중 한 명이다. 아시아 출신 중앙 수비수가 몸싸움이 격렬한 유럽무대에서 뛴 사례가 많진 않지만, 190㎝의 큰 키를 자랑하는 그는 체격조건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최근 들어선 하루가 멀다 하고 외신에서 김민재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김민재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선수지만,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의 성장에는 최강희 감독(61·상하이 선화)의 신뢰를 빼놓을 수 없다. 최 감독은 전북 현대 사령탑 시절인 2017년, 당시 신인이던 김민재를 과감히 주전 중앙 수비수로 활용했다. 그 신뢰에 김민재도 보답했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데뷔 시즌인 2017년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국가대표 붙박이로 자리를 잡았다.
당시 최 감독은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루키 김민재의 가능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내에서 나오기 힘든 유형의 대형 수비수다. 대부분 키가 크면 스피드가 떨어진다든지 힘이 좋으면 발재간이 떨어지는데, (김)민재는 이를 다 갖췄다. 상대의 패스 루트를 차단하는 것도 잘하고, 빌드업에도 능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수비수로 최고의 재능을 엿보인 김민재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이 최 감독에게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이 때부터 최 감독은 “(김)민재는 무조건 유럽에 가야 하는 재능이다”며 유럽행을 예상했다. 중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뒤에도 “민재가 너무 잘해서 상대팀으로 안 만났으면 좋겠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최 감독의 안목은 정확했다. 전북, 베이징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그의 유럽무대 이적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