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문경찬. 스포츠동아DB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타이틀’이 모두 떨어져 나갔다.
시즌 초반부터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KIA 타이거즈 특급 불펜진이 드디어 작은 방지턱을 만났다. 어쩌면 각자의 부담을 내려놓고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KIA 마무리 문경찬은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3-1로 앞선 9회 등판했지만 3실점하며 3-4 끝내기 역전패를 허용했다.
문경찬이 개막전부터 마무리를 나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24세이브를 챙기며 충분히 합격점을 받았지만,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에는 아직 경험이 적다. 그럼에도 개막과 동시에 ‘0’의 행진을 이어왔다. 블론세이브를 단 하나도 기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팀의 뒷문을 지켰다. 23일 등판 내용과 결과는 분명 아쉽지만,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타이틀 하나가 사라진 만큼 부담도 함께 내려놓을 수 있을 전망이다.
셋업맨으로 안정적 투구를 거듭하고 있는 전상현은 ‘미스터 제로’ 행진을 이달 9일 마쳤다. KT 위즈와 원정경기에서 1실점하며 평균자책점 0.00의 행진이 중단됐다. 그러나 이후 흔들림은 없었다. 최근 7연속경기 홀드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전상현은 “무실점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실투를 한 게 실점으로 이어져 아쉬웠을 뿐”이라는 덤덤한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작은 개인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그의 대범함은 KIA의 허리를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