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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품은 레스토랑 ‘콴쒸이’ ②] 조미경 대표 “그림도 제가 직접 걸어요”

입력 | 2020-06-25 05:45:00

중식당 콴쒸이 내부.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콴쒸이에 그림을 전시하게 된 이유

굳게 다문 입에서 소처럼 순한 눈망울로 이어지는 피부 위로 잔근육이 정맥처럼 돋아 있다. 한 올 한 올 셀 수 있을 것 같은 갈기가 힘차게 흩날린다.

콴쒸이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앗기게 되는 것은 그림 속의 말(사진). “아!”하고 탄성이 속에서 올라오고 나면 비로소 이곳이 콴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갤러리를 품은 차이니즈 레스토랑. 중식과 그림을 ‘맛있게’ 먹고, 볼 수 있는 곳.

요즘 콴쒸이에서는 장동문 화백의 작품 16점이 전시 중이다. 장 화백은 19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30년 이상 말 그림을 그려온 국내 최고의 ‘말 화가’이다. ‘역동’, ‘회상’ 등의 시리즈로 잘 알려진 장 화백은 이번에 콴쒸이에서 ‘사랑과 그리움, 역주’를 주제로 작품들을 걸었다. “말의 눈망울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마치 말이 말을 건네 오는 것 같다”. 장 화백의 말 그림을 마주한 고객의 반응이 뜨겁다.

콴쒸이에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게 된 것은 조미경 씨엠케이 콴쒸이 대표의 아이디어다. 그림 보는 것을 좋아했던 조 대표는 2010년 현재의 자리에 가게를 오픈할 때부터 벽마다 그림을 걸어 놓았다고 한다. 처음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현대 작가들의 그림을 직접 구입해 걸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제 눈에 질리더라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작가 한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여기서 전시 한 번 해보시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죠.”

그게 4년 전. 이후 콴쒸이는 요리와 그림이 공간을 나누어 쓰는 갤러리형 레스토랑으로 진화했다. 김명식, 강경화, 윤정녀, 이미경, 최승미 등 역량있는 작가들이 콴쒸이를 위해 작품을 내놓았다. 장동문 작가 직전에는 고기범 작가의 부조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전시 작품들은 대략 3개월마다 교체된다. 전시될 작품들이 도착하면 조 대표가 직접 그림을 건다. 작가들이 조 대표의 감각과 안목을 신뢰한다는 증거다. 콴쒸이에서의 전시에 대해 작가들도 만족하는 쪽이다.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감상해주기를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콴쒸이는 어지간한 갤러리보다 큰 몫을 해낸다.

“앞으로도 훌륭한 작가님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찾아 주셔서 맛있는 중식도 맛보시고 멋진 그림도 감상해 주세요. 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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