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현충원, 묘비 먹물주입 사업
내년 국방예산 반영해 본격화

국립서울현충원의 한 묘비.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글씨를 알아보기 어렵게 됐다. 동아일보DB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묘비 먹물주입’을 하는 정모 씨(63)는 23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 씨는 서울시의 ‘50플러스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매달 57시간씩 약 52만 원을 받고 덧칠 작업을 해왔다. 비바람에 깎여 이름과 계급을 알아보기 어려운 묘비의 음각 부분에 붓으로 먹물을 입혀준다. 교통비와 식대를 빼면 남는 게 없어 사실상 봉사활동인 셈이다.
국립서울현충원은 24일 “묘비 먹물 주입을 내년부터 국방예산에 반영해 현충원의 자체 사업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담 인력을 직접 계약직 형태로 고용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3월 초 국방부에 인건비 등 연간 2억 원의 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