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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온라인 플랫폼 갑질 방지법’ 만든다

입력 | 2020-06-26 03:00:00

“쿠팡-배민 등의 불공정행위 사전 차단”
업계 의견 수렴후 내년 상반기 입법
대형 쇼핑몰 심사지침도 추진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를 법률로 제재한다. 이른바 ‘플랫폼 갑질’을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25일 플랫폼 기업과 입점 업체 간 분쟁 해결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업계 의견을 수렴해 내년 상반기(1∼6월) 입법을 목표로 세부 내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플랫폼 업체가 입점 업체에 판촉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정행위 위험이 커지고, 하자가 있는 제품 배송에 대해 플랫폼이 책임을 회피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고 법률 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지금도 공정거래법을 통해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를 제재하고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이를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불공정행위를 저질렀을 때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를 금지한 공정거래법 23조를 적용할 수 있지만, 플랫폼 사업자에 거래상 지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요기요’에 입점했던 식당이 배달의민족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특정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대해 거래상 지위가 있다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공정위는 또 연말까지 네이버쇼핑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심사지침도 만든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대형마트를 타깃으로 하는데, 납품업체와 거래 건수가 훨씬 많은 온라인 쇼핑몰에 이를 적용하기 어려워 별도 지침을 제정하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플랫폼 사업이 현재 계속 성장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법으로 불공정 여부를 규정하기 어려운데 공정위가 서둘러 개입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기류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