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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매매·전세가 모두 상승… ‘반짝 효과’도 못 낸 6·17대책

입력 | 2020-06-26 00:00:00


6·17부동산대책 실시 이후 첫 주 전국 아파트 가격이 0.22% 올랐다. 한국감정원이 주간 통계를 발표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다. 서울은 0.06% 올라 대책 이전 주의 0.07%에 비해 다소 상승폭이 줄었으나 경기 인천 충북 대전 세종 등은 대책 발표 이전에 비해 오히려 크게 올랐다.

6·17대책의 핵심 내용은 3억 원 이상 주택 신규 구입 시 전세대출 회수, 주택 구입 시 6개월 이내 전입, 신규 재건축의 경우 2년 거주 의무 등이다. 부동산대책의 효과를 불과 일주일 단위로 평가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대책은 벌써 청와대에서 보완 혹은 후속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허술한 측면이 있다. 과거 2017년 8·2대책과 2018년 9·13대책, 작년 12·16대책 때에는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발표 직후 2, 3개월은 상승폭이 꺾이는 등 반짝 효과는 거둘 수 있었다.

매매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전세다. 전국 전셋값은 5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서울은 0.08% 올라 대책 이전과 같았다. 규제가 집중된 강남 송파구의 경우 0.1% 올랐다. 현금 없는 무주택자들만 더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비판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이어지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 분양가상한제, 주택거래허가제 카드까지 정부가 내놓을 대책은 거의 다 나왔다. 그런데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것은 그동안 21번의 대책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뜻이다.

지금 시중에는 부동(浮動)자금이 넘쳐나고 특목고 폐지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군 좋은 지역의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온갖 수요억제책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살고 싶은 곳에 공급을 확대하는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하철 공사를 하는 기간 중에는 교통이 더 막힐 수 있어도 완공이 되고 나면 교통 혼잡이 완화되는 것처럼 공급 초기에는 일시적 상승이 일어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을 꾀하려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