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사상 최대 1만6922명… 뉴델리서만 하루 4000명 감염 병상 모자라 객차 503대에 수용… 극빈층 많아 이동통제 안먹혀 “주거환경도 거리두기 불가능”
세계 2위 인구대국 겸 세계 4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국인 인도의 24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인 1만6922명을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인 지난달 20일(1만5915명) 확진자를 경신하자 정부가 군부대까지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열악한 보건 체계, 많은 인구와 빈곤층 등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미트 샤 내무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수도 뉴델리에 군부대를 투입해 코로나19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주로 임시 격리병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차 객실의 관리 업무를 맡기로 했다. 최근 철도청은 뉴델리의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자 9개 역의 503대 기차 객실을 병실로 제공했다. 이 외에도 호텔, 연회장, 종교 시설 등을 임시 병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환자가 워낙 빠른 속도로 불어나 대응이 쉽지 않다.
2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뉴델리에서는 이날 약 40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7만 명을 넘겼다. 인디아투데이는 “뉴델리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의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인도의 코로나19 핫스폿”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확진자 급증이 예견된 사태였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기준 13억 인구의 무려 22%가 하루 1.95달러보다 적은 돈으로 사는 빈곤층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도 힘든 이들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월부터 약 두 달간 이동통제령을 내렸음에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대다수 국민이 공용 욕실을 사용하고 주요 도시의 골목길은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에도 좁다”며 극소수 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 인도인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