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건축혁신 구상 공개 전기차 주차장-태양광 시설 갖춰… 금호동3가는 옛길 흔적 보존하기로
서울시가 신축 아파트단지를 일률적인 ‘병풍형 아파트’가 아니라 골목길, 구릉지 등 주변 특성을 그대로 살린 ‘조화형 아파트’로 추진한다. 시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와 재개발로 사업이 진행되는 성동구 금호동3가 1번지 일대를 도시·건축혁신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고 기본 구상을 25일 공개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1980년대 상계택지개발지구 개발에 따라 조성된 16개 단지 중 두 번째로 재건축이 추진되는 곳이다. 재건축사업에선 아파트 단지를 하나의 거대한 블록으로 조성하지 않고 여러 개의 소규모 구획으로 나눠 개발한다. 블록 사이에는 도로를 넣고 가로변에는 어린이집과 놀이터 등 주민 편의시설을 배치한다.
건물은 저층의 중정형 아파트와 고층의 타워형 아파트를 조화롭게 짓는다. 인근 불암산 조망을 고려해 단지는 7∼35층 아파트, 998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단지는 현재 입주민의 85.7%가 세입자로 구성돼 있다. 또 1, 2인 가구 비율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평형은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하게 만들기로 했다. 전기자동차 전용주차장을 설치하고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단지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이런 기본 구상을 노원구와 성동구에 통보해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진행하도록 한 뒤 연말까지 정비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도시·건축혁신은 지난해 3월 서울시가 ‘천편일률적 성냥갑 아파트를 탈피한다’는 취지로 추진해 재정비 사업 초기부터 공공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이다. 상계주공5단지와 금호동3가 1번지 일대는 두 번째 사례에 해당된다.
시는 또 오금현대아파트와 천호동 397-419번지 일대, 신림1구역, 을지로3가구역 제6지구, 왕십리역 일대 등을 도시·건축혁신 신규 사업지로 선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재건축 여부가 관심사인 주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도 도시·건축혁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