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패닉/슬라보예 지젝 지음·강우성 옮김/200쪽·1만5000원·북하우스
저자는 국가의 적극적 개입, 즉 공산주의적 조치로까지 보이는 여러 대책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코로나19 이후 바이러스 위협이 상존하는 사회에서 노동과 계급의 문제를 새롭게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음이 두려워 확진자 수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차제에 상상의 틀을 바꿔 우리 삶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돌아보자고 촉구한다. ‘모두 한 배에 타고 있다’는 모토와 대비되는 계급 차별 양상을 포함해서 말이다.
근래 언론과 학계가 쏟아낸 논점들이 여기서도 상당 부분 동어반복으로 제시된다는 점, 그리고 일부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문체는 아쉽다. ‘소일렌트 그린’ ‘엘리시움’ 같은 여러 SF 영화 속 사례를 제시하는 점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