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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참혹한 시절 속 청춘들의 꿈-사랑

입력 | 2020-06-27 03:00:00

◇파르티잔 극장/손홍규 지음/368쪽·1만4500원·문학동네




1930년대 삼청동의 한 집. 이야기는 한때 유명 배우였으나 격리병동에 감금된 어머니를 기다리는 어린 희수에게서 시작된다. 무섭고 두려웠지만 또한 너무 그리운 엄마. 하지만 돌아온 어머니가 애정, 증오 사이에서 무너지는 모습에 큰 상처를 입는다. 그 집 문간방에 인력거꾼 아버지와 세를 든 소년 준. 희수와 준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의지한다.

준은 함께 세 든 배우, 기생, 마술사, 차력사 등과 어울리며 연극에 대한 꿈을 키우고, 희수 역시 춤을 배우고 함께 극장에 다니며 무대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광복과 전쟁의 혼란 가운데 둘은 이별과 재회를 거듭한다.

이상문학상 등을 받은 중견작가 손홍규가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일제강점기 1930년대 말부터 광복 이후, 6·25전쟁에 이르기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불행한 역사의 흐름 가운데서 비극을 감당하며 사랑과 존엄을 포기하지 않은 두 사람의 운명을 그려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