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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인국공 사태’ 계기로 2030세대 잡기 본격화

입력 | 2020-06-27 08:54:00

밖에서는 인국공 사태로 청년 민심 달래기
안으로는 '영 유니온' 등 청년 키우기 올인




미래통합당이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보안검색 요원 정규직 전환 논란을 연일 쟁점화하면서 ‘청심(靑心·쳥년 마음)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김재섭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조국 사태에서 아빠 찬스에게 좌절한 젊은이들에게 ‘인국공’ 사태는 문빠 찬스에 절망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국공 사태’에 대해 ‘로또 취업’이라고 비판하던 하태경 의원도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인국공’이 불공정 채용 소굴이 됐다”고 날선 목소리를 냈다.

하 의원은 이번 사태가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과정의 공정, 결과의 평등에 대한 배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통령은 불공정 로또 취업에 대해 청년들에게 사과하고 정규직 전환 과정의 공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했다.

통합당은 인국공 사태를 취업준비생들의 정규직 자리를 빼앗는 ‘역차별, 불공정’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려가고 있다.

이는 대여(對與) 공세 효과도 크지만 21대 총선에서 등을 돌린 2030세대 지지율을 끌어모으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재섭 비대위원 등 청년비대위원은 전날 대표적인 고시촌인 노량진을 찾아 인국공 사태에 대한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앞으로 신촌이나 신림동 등 청년들이 많은 장소를 찾아 의견을 수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통합당 원내·외 인사 10명 인사가 모여 만든 ‘요즘것들연구소’는 오는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국공 로또취업 성토대회’를 출범행사로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청년 발언자들이 5분 동안 발언을 하고, 왜 분노하고 고통받는지 경청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인국공 사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부러진 펜 운동’ 주창자도 섭외했다.

청년 마음잡기와 함께 당내에서는 청년 정치인 키우기 작업도 한창이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030세대 유입을 고려, 당내 청년 조직 개혁을 위한 ‘한국식 영 유니온(Junge Union·융에 우니온)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영 유니온은 독일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의 청년 정치 조직으로, 통합당은 ‘당 내 당(party in party)’ 형식으로 운영해 장기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에서 청년 정치인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4·15총선 판세 분석에 실패하고 당대표의 사조직 논란에 휩싸이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여의도연구원(여연)을 새로 꾸리면서 청년 교육을 강화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여연에 대해 “젊은 세대에 다가가야 하고 젊은 세대 정치인을 당 자체가 양성해야 하니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젊은 청년에 대해 정치교육을 시키는 역할을 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통합당은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연령이 만18세로 낮춰진 것에 이어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출마 연령도 현재 25세 이상에서 21세 이상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나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대통령 같은 젊은 지도자를 키우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조직적인 대응이나 준비는 아직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인국공 사태 같은 경우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조직적으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인국공 사태 쟁점화나 영 유니온 등 ‘청심 잡기’에 대해 “당내 청년들이 활동하지만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원내에서 중진 이상 의원들이 힘을 보태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