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그들의 놀이터 중 하나였던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고 쓴 글을 페이스북이 트위터와 달리 방치했다는 이유다. MZ세대의 눈치를 보던 코카콜라와 유니레버 등 대형 광고주들이 페이스북 유료 광고 중단을 발표했고 그 직후인 26일 페이스북 주가가 8.3% 하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560억 달러(약 67조4000억 원)가 날아갔다. 결국 페이스북은 자사 규범을 위반한 정치적 게시물에 경고 딱지를 붙이겠다며 항복을 선언했다.
▷미국 스타벅스는 직원들의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티셔츠 착용을 금지했다가 불매운동의 역풍을 맞았다. 페이스북과 스타벅스는 SNS를 통해 순식간에 모였다가 흩어지며 행동에 나서는 MZ세대의 힘을 간과한 것 같다. 반면 정치사회적 이슈에 침묵했던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가 이번에는 인종차별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고, 나이키 아디다스 등은 이를 활용해 마케팅에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고착되면서 청년세대는 인종, 계급, 지역적 요인보다 그 세대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겪는 불평등이 더 심각한 세상을 경험해왔다. 이들은 물리적 거리나 인종적 차이에 상관없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지를 공감하고 연대한다. 이번 ‘#BLM’ 운동으로 결집했고 소비를 통해 기업을 압박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다음 시대의 주인공, MZ세대가 움직이고 있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