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업부별 릴레이 사장단 회의 열고 반도체연구소 찾아 미래기술 주문 등 이재용 부회장, 활발한 현장 경영 美-英등 7개국에 AI연구센터 설립… 스마트폰 연동 개인 맞춤로봇 개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과감한 도전정신과 선제적 투자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또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9일에도 화성시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미래기술을 주문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김기남 DS(반도체)부문장(부회장) 등 반도체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고 “시간이 없다”며 “(현재는)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재택경제가 활성화되고, 데이터센터 고객을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신냉전’의 주무대가 반도체로 옮겨왔고,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한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현재를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초격차’를 주문한 것도 결국 선제적으로 기술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행보다.
삼성전자는 AI와 5세대(5G) 이동통신, 전장부품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실제 2017년 11월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를 출범시키고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인 AI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했다. 또 2018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총 7개국에 AI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세계 최고 석학인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54)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내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승 신임 소장은 삼성전자의 미래 신기술 및 융복합 기술 연구를 총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승 신임 소장은 뛰어난 연구능력과 폭넓은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는 등 미래기술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로봇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쌓아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에 AI를 적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소비자의 삶에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지난해 공개했던 ‘삼성봇’ 플랫폼을 확대해 사용자 개인 맞춤형 로봇인 ‘볼리’를 선보였다. 볼리는 스마트폰, TV 등 삼성전자의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실내에서 보안 업무를 수행하거나 건강관리 도우미 역할도 할 수 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기능을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